휴대전화 서비스 갑자기 좋아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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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는 경쟁이 묘약'-.

내년 1월 1일부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요금이 싸거나 서비스가 좋은 통신업체를 고를 수 있는 '휴대전화 번호이동성제'가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고객 만족도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량에 따른 마일리지 혜택을 넓히고 통화 품질을 높이려고 시설 투자를 하는가 하면 요금 인하도 검토 중이다.

자칫 서비스가 부실하면 가입자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통신업체들로 하여금 고객의 이익과 편의를 높이는 제도를 잇따라 선보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8일 자사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이 SK주유소에 갔을 때 종전 0.5% 적립하던 것을 8일부터 3%로 높이고, 훼미리마트에서 연간 구매액 기준 10만원 범위에선 2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KTF는 올 하반기 2천억원을 투자해 빌딩이나 지하 등 통화가 잘 안 되는 곳에 중계기들을 새로 설치했다. 또 조만간 요금제도를 1천여개로 나누고 상담을 통해 고객이 가장 싼 요금을 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고객의 단말기가 고장나면 직접 찾아가 받아온 뒤 수리해서 돌려주며, 수리 기간에 휴대전화를 공짜로 빌려주는 AS제도를 11월 초 가장 앞서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국민은행과 제휴해 휴대전화를 통해 계좌이체.예금조회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제일은행과도 내년 4월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최근 협약을 했다. 이에 자극받아 SK텔레콤도 다른 은행과 뱅크온 서비스 제공을 논의하고 있다.

저가 단말기 출시 경쟁도 치열하다. 이동통신 3사는 또 올해 말~내년 초에 20만원대의 초저가 카메라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싼 것도 30만원대 후반이다.

이 같은 저가 카메라폰 출시는 SK텔레콤은 8백㎒, KTF.LG텔레콤은 1.8㎓ 등으로 사용주파수가 달라 통신사를 옮길 때 단말기를 새로 사는데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휴대전화 번호이동성제도는 통신사마다 적용에 시차를 둬 내년 1월 1일부터는 SK텔레콤 고객만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다. 7월 1일부터는 KTF 가입자, 2005년 1월 1일부터는 LG텔레콤 이용자에게도 해당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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