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찬송가로 폭음전파 8년|국악선교회 황대익 목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국악엔 우리겨레의 혼과 얼이 담겨 있습니다. 전통의 혼과 얼을 간직한 우리민족을 바르게 인도, 여호와를 찾게 하는 것이 복음전파지요. 민족문화발전은 크리스천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한민족의 전통음악과 국악찬송가로 8년 동안 복음을 해외에 전해온 한국국악선교회 황대익목사(40·서울삼성동 신세계교회)는 기독교침례교인이면서도 국내 최초로 국악을 기독교와 접목시킨 목회자다.
81년 감리교신학대학을 마친 뒤 침례교수도목회대학원을 거쳐 개척교회를 연 그는 84년 국악선교단을 창설, 2백여 곡의 국악찬송가를 만들어 20여 개국을 누비며 국악을 통해 복음을 전파해봤다.
『시대별로 차이가 나긴 하지만 동서고금의 기독교도들은 하느님 찬양과 복음전파를 음악과 선율로 해왔습니다. 우리에겐 단지 서양선교사들의 손에 의해 복음이 전해져왔으므로 서양악기에 길들여졌고 국악이 어색한 것뿐입니다. 외국어를 이해할 때 번역이 필요하듯 찬송가를 우리가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92년 말까지 국악찬송가 5백곡을 창작, 녹음·출판해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이미 자신이 대부분 직접 작사한 2백곡의 국악성가를 테이프에 담아 보급하는 한편 국내외에서 6백 회 이상의 국악선교공연을 한바 있다.
『해외공연을 할 때 한국을 아예 모르거나 야만족으로만 알던 외국인들의 눈에서 감동의 눈물을 보면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지난7월 모스크바·페테르부르크 등 소련권 5개 지역을 돌 때 문화예술의 생경함에도 불구하고 열광하던 슬라브인들의 모습이 기억에 새롭다는 그는 정부와 종교계에서도 국악선교에 관심을 쏟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악선교활동이 한때는 무속신앙과 타협한 것으로 오해를 산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민족과 문화에 대한 애착과 애정의 표시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종교와 민족예술은 금실 좋은 부부와도 같다고 믿습니다.』 보증금 7백만원에 월세10만 원 짜리 사글셋방 생활을 면치 못한 처지이나 그는 성경말씀처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복음을 전하는 자세」로 민족예술을 통한 복음전파를 계속해 가겠다고 했다. <배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