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현대차에 도전장 "중·소형차도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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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그룹(SAIC)과 손잡고 2011년까지 중대형 세단 등 모두 11종의 신차를 내놓는다.

필립 머터우(사진) 쌍용차 대표는 21일 이같이 신차를 대량 출시해 현재 레저 차량(RV) 전문 메이커인 쌍용차를 종합 자동차 업체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상하이차, SAIC의 상하이 연구소, 영국 연구소(옛 로버연구소)와 공동으로 ▶다섯 종의 신차 플랫폼(차체 뼈대) ▶30종의 신차 ▶5종의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도 쌍용차.상하이차 두 브랜드를 함께 파는 통합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듀얼 브랜드' 전략을 추진한다. 쌍용차는 또 매년 매출액의 8% 정도를 신차 개발과 해외 영업망 확충에 투자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고객에게 보다 나은 삶의 여유와 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슬로건을 정했다.

머터우 대표는 "앞으로 나올 신차와 엔진 기술 개발을 쌍용차가 주도할 것"이라며 "쌍용차 기술의 (중국) 유출은 있을 수 없고, 상하이차가 필요하면 정당한 특허료를 받고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가 앞으로 출시할 신차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재 하나의 플랫폼에서 카이런.액티언.액티언스포츠 등 세 차종이 나오는 것처럼 상하이차와 공동으로 개발한 각각의 플랫폼마다 중형 세단.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크로스오버 차량(CUV).레저차량 등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현재 세단 시장에서 대형차인 체어맨만 출시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상하이차와 협력해 쏘나타급인 중형은 물론이고 준중형.소형차까지 세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2000대에 그쳤던 중국 수출도 상하이차 중국 판매망을 활용해 올해 4000대로 늘린다. 또 쌍용차는 상하이차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최근 글로벌 부품조달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상반기 글로벌 기술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다.

머터우 대표는 "중국 정부에 쌍용차.상하이차의 합작 별도법인을 신청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허가가 나면 카이런 중국형 모델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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