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 이승엽에 "2년 55억원"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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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승엽(27.사진)의 진로가 이번 주말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롯데와 접촉한 이승엽 측의 대리인이 6일 한국에 와서 이승엽을 만난다. 롯데 측과 협상한 내용과 현지 분위기, 일본에서의 반응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최근 롯데의 유혹에 강하게 끌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외부에 공개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주말에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

롯데는 지난 4일 저녁 이승엽의 일본 쪽 대리인 김기주씨와 만난 자리에서 계약금 1억엔, 연봉 2억엔씩 2년 등 몸값 총액 5억엔(약 55억원)과 고급 맨션.승용차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보비 밸런타인 롯데감독은 주전 1루수와 4번 타자, 등번호 36번 보장 등 경기장 안에서의 대우도 보장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푸대접을 받은 이승엽으로서는 구미가 '확' 당기는 제의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승엽은 국내 잔류를 원하는 친정 삼성의 입장과 "꿈이라고 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결국 돈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 사이에서 쉽게 일본행을 결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일단 4일 삼성구단을 방문,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자신의 야구장비를 챙겨 나왔다. 프로야구 규약상 자유계약선수(FA)인 이승엽은 오는 31일까지는 삼성과 접촉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자신을 원하는 구단 관계자들의 '눈빛'은 충분히 확인했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접촉할 수 없는 현실이 아쉽지만 (이승엽도) 우리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이 장비를 챙겨 나온 것은 다시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5일 준플레이오프 이후 꼭 두달째 방망이 한번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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