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약품 '러미나' 6천여만정 농촌 비밀공장서 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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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미나와 S정 등 환각성 약품의 비밀 공장을 차려놓고 전국적으로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가가 드문 경기도 벌판에 세워진 이 공장에서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러미나 6천6백만정과 S정 4만여정 등 87억원어치의 약품이 생산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5일 러미나를 전국에 생산.유통시키고 상습 복용해 온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진모(43)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원료를 제공해 온 이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진씨 등은 2001년 5월부터 파주.포천의 임대 창고에다 혼합기.분쇄기.입자형성기.알약제조기 등 러미나 생산 공정에 필요한 기계 설비를 갖춰놓고 하루 20만정을 만들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공장 외관을 위장해 이웃 주민들도 봉제공장으로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진씨 등은 10여년간 제약회사에 근무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 제조기술을 터득한 공범 李씨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았으며 유흥업소 종업원 등에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 약품을 판매했다.

러미나와 S정은 각각 진해거담제와 근육이완제로 판매되는 의약품이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환각효과가 나타나 올해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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