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大해부① 이명박캠프] 창이자 방패 'Hi Seoul' 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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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우리 캠프엔 2인자도 없고, 실세도 없다. 맡은 바 역할만 있을 뿐이다.”

이재오 의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 회의 때면 하는 말이다. 캠프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캠프를 총괄한다는 데는 캠프에서 이의가 없다. 사실상 2인자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 학생운동을 함께 한 인연,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맺어진 정치적 동지애가 자산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비해 열세였던 국회의원과 당원 지지세를 만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비와 현안마다 이 전 시장의 최종 결정을 조율하는 정치적 파트너로 평가된다.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은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의 멘토(mentor·조언자)다. “아무도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을 이 전 시장에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이 전 시장은 이 부의장의 말을 경청한다.


▲캠프의 시작은 서울시장 때였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오른쪽)과 정두언 정무부시장.[중앙포토]

이재오 의원과 함께 이 전 시장의 복심(腹心)을 가장 잘 읽는 이는 정두언 의원이다. 전략에서 언론 홍보까지 두루 챙기는 멀티플레이어다. 서울시장 선거운동 때 합류한 정 의원은 곧이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이 전 시장 곁을 지켰다.

이 전 시장의 베이스 캠프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안국포럼이다. 캠프의 엔진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의 정무 보좌진이다. ‘하이 서울(Hi Seoul:이 전 시장 재임 중 만든 서울시의 슬로건)’팀으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사이버 공간을 책임진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조직을 맡은 이춘식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박영준 전 서울시장 정무보좌역(전문가 조직),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홍보), 조해진 전 서울시장 정무보좌관(공보) 등이 각 부문의 핵(核)이다. 거의 모두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함께 뛰었다. 그 뒤론 이 전 시장의 최측근 참모로 일했다. 그만큼 이 전 시장의 취향과 생각을 잘 파악한다. 치열했던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경험과 ‘서울시장 이명박’ 브랜드를 만들어낸 노하우가 팀의 에너지다. 팀워크도 좋다. ‘형’‘형님’으로도 불리는 정두언 의원이 팀의 좌장이다.
이 전 시장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 있을 때 사무총장으로 인연을 맺은 백성운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는 캠프의 행정실장 역할을 한다.

정태근 전 부시장은 “(하이서울 팀이) 터줏대감으로 비춰지기 싫다. 과거엔 서울시장 보좌진 비율이 높았지만 올해부터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연말 이후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그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는 이들이다. 권택기 전 미래연대 사무국장(기획), 신재민 전 주간조선 편집장(메시지),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공보) 등이다.

최근 캠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당내 경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들의 합류가 눈에 띈다. 주호영 비서실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의원 중 유일하게 직책을 가졌다. 포럼의 각 팀을 아우르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박형준 의원은 경선준비위원회에서 대리인으로 활동 중이고, 이윤성 의원은 공보를 총괄한다. 재정학 교수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정책특보 격이다. 진수희ㆍ이성권ㆍ이재웅(이상 공보), 이군현(조직) 의원도 바쁘게 움직인다. 이방호(경남)ㆍ고흥길(경기)ㆍ김광원(경북)ㆍ안택수(대구)ㆍ홍문표(충남)ㆍ허천(강원) 의원은 지역 조직을 맡아 뛰고 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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