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염(3)|자가진단으로 항생제 남용하지 말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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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립선염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는 분명히 염증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전립선검사나 마사지후의 소변검사에서 비록 백혈구의 출현은 없으나 배양검사에서 뚜렷한 병원균을 찾을수 없다는 것이다.
이말은 전립선염의 치료에서 항생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재고돼야 함을 뜻한다.
따라서 학계에서 어느정도 인정되는 몇가지 항생제외에 막연히 광범위 항생제를 근거없이 투약하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더구나 의사의 처방도 없이 항생제를 구입해 콩먹듯 복용하는 것은 끔찍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따라서 최근의 경향은 항생제 투여를 전면부정하지는 않지만 주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정신요법을 더 강조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따라 결정적인 염증소견이 없는 경우는 회음부통증이나 빈뇨·잔뇨감 또는 배뇨통같은 방광자극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평활근 이완제 및 신경진통제에다 가벼운 신경안정제의 겸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전립선마사지요법은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마사지를 하다보니 오히려 환자들에게 정신적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오히려 자극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있어 찬반논쟁의 여지가 많다.
꼭 필요한 경우 특히 규칙적인 부부관계를 할수없는 환자들에게는 주1∼2회 시행하되 기술적으로 아주 부드럽게 해주는것이 바람직하다.
마사지 요법보다는 오히려 간편하고, 또 자가요법으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하나있다.
바로 온좌욕이 그것이다. 섭씨40∼43도 정도의 따끈한 물에 앉은 자세로 항문주위를 담그는 것이다.
이런 찜질을 자기전에 4∼5분, 새벽에도 한번 더하는 것이 좋다.
이 온좌욕은 방광·전립선 부위의 긴장을 풀어주고 전립선의 혈류를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약물의 침투효과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된다. 또 치질이나 치루가 있는 환자에게는 일거양득이 된다.
이런 약물요법이나 물리요법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자세라 하겠다.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사실과, 질병의 어두운 면보다는 밝은 면을 부각시켜 환자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질병을 이기도록 하는 것이다.
만성적이고 증세가 다양하며 빈도가 높다보니 약리작용이 분명하지 않고 치료효과도 뚜렷하지 않은 약제들이 시중에 많다. 대부분 제약회사도 명확하지 않은 수입약품으로 생약제제들이 많다.
전문의 입장에서 추천할만한 약제가 별로 없는데도 자가진단하에 광고나 의사아닌 사람 권유로 비싼돈을 들여 마구 복용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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