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배드민턴 2관왕 이영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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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34회 전국종합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복식을 석권한 이영숙(이영숙·22)은 경기가 끝났으나 기쁨보다도 표정이 어둡기만하다.
자신이 그토록 손꼽아 기다려온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 공식채택된 배드민턴경기에 사실상 나설수가 없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까지만해도 한국여자단식의 호프로 각광받았던 이영숙은 지난1월 일본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치명적인 왼쪽아킬레스건 파열로 9개월간의 공백기를 거치는 동안 세계랭킹 3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은 세계 각종 오픈대회성적을 토대로 그랑프리 포인트를 적용, 랭킹을 정해놓고 올림픽출전 자격을 제한함에 따라 이는 자동으로 빠지게 된 것. 한국에서는 그동안 이영숙의 적수가 되지 않던 방수현(방수현·한체대) 이흥순(이흥순·나주시청)이 각각 세계랭킹 5, 6위로 올라 올림픽에 자동출전케 됨으로써 1개국 2명으로 제한돼 있는 규정에 따라 이의 출전은 거의 불가능해진 것.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채 지난 7월부터 훈련을 재개한 이는 하루를 연습하면 고통으로 3일간 쉬어야하는 시지프스의 악몽을 되풀이해와 이번 우승의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81년 부산 남일국민학교3년때 라켓을 잡기 시작한 이는 고교1학년때 대학·실업선수를 차례로 따돌리며 전국대회를 석권, 배드민턴의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다음해인 87년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선수로 선발된후 87덴마크오픈에 이어 88홍콩오픈, 90인도네시아오픈대회 단식에서 거푸 우승한 이는 지구력과 대각선 스매싱이 강점.
대표팀의 권승택(권승택) 코치는 『이가 예전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은 스스로를 담금질할 수 있는 자신과의 싸움에서이기는 것뿐』 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 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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