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느낌!] 관음증, 적나라하게 부숴 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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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태 'doll' 캔버스에 유채, 80.2 x 116.7㎝, 2007.

불량 아트전
4월 8일까지 서울 청담동 Duplex. 02-548-8971.

미성년자 입장불가!

서울 청담동의 복합공간'Duplex' 3개 층에서 열리고 있는 '불량 아트'전의 특징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동시대 최고의 파렴치한 아티스트들'이란다. 왜냐하면 성을 노골적으로 폭로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김난영.박불똥.안창홍.전지윤.채희석.최경태 등 6명이다.

김난영은 성기를 이용한 작품을 내놨다. 아이스크림으로 된 여성 성기는 불량스럽지만 남성 성기가 들어 있는 전구는 밝고 유쾌한 성의 이미지를 담았다. 전지윤은 남성이 마우스를 움직여 화면 속 여성을 애무하면 신음소리가 나오도록 했다. 부위마다 신음소리도 다르다. 역으로 여성이 남성 성기를 애무하는 화면도 있다. 채희석은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포르노를 마우스를 통해 덧칠한다. 이미지를 거칠게 만들어 거부감을 주자는 취지다.

최경태는 원조교제 여고생 이미지를 포르노에 가깝게 그렸다. 우리 사회의 교환 경제, 그리고 성의 정치에 문제를 제기한다.

대개의 작품은 노골적이지만 관객의 훔쳐보기, 관음증을 박탈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모델들이 당신(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전시 기획과 평론을 하고 있는 류병학씨와 한국의 이은화씨 등 독립 큐레이터 두 명이 함께 기획했다.

류씨 등은 말한다. "포르노.원조교제.동성애.남장여자/여장남자는 기존 관념으로 볼 때 불량하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눈에 그것은 보약이다. 권력을 통한 성의 억압이나 지배에 똥침을 놓을 수 있는 유용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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