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자들 불우 노인 돕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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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해마다 자선바자 여는 연등국제불교회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스님과 불자들의 모임인 연등국제불교회(회장 원명스님)가 한국인 불우 노인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를 24일 서울 소격동소재 연등국제불교회관에서 열었다.
미국·영국·캐나다 등지에서 온 외국인 신도 2백여 명과 스님 등 4백여 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의 회원들은 옷가지·책·그림·액세서리 등 5백여 점의 개인 물품을 바자에 내놓아 얻은 3백만 원의 수익금을 양로원의 겨울철 땔감구입 등에 쓸 계획이다.
다섯 번째 열린 이날 바자에는 수자티 추타스미트 태국 대사, 카루나세나코티투와쿠 스리랑카 대사, 주한 미 대사관 직원 등 상당수의 외국공관원들과 시민 5백여 명이 다녀갔다.
연등국제불교회는 해인사 출신의 원명스님이 영·국과 스리랑카 등지에 유학하면서 외국인들의 불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고 86년 귀국직후 주한 외국인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창설했다.
그동안 2천∼3천명의 주한 외국인들이 이 모임을 거쳐갔다는 원명스님은 『물질보다 마음의 상대가 행복의 중요관건임을 깨달은 외국인들이 동양적 불교철학에 심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불교의 특석중 하나인 선사상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불교회는 하루 두 차례(오후 1시, 7시)씩 기본교리·참선·요가 등에 관한 강의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한국불교』, 사미가 배우는 불서인 『초발심자경문』, 성철스님의 『자기를 바라본다』등 여러 권의 불교관련서적을 영문으로 번역해 냈다.
또 최근에는 소련에 거주하는 교포들에 대한 포교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불교회에는 캐나다 출신의 도공스님, 영국의 무진 스님, 미국인 신도 브라이언 벨·마크 밀러 등이 함께 참여해 불교강의 등을 맡고 있다.
원명스님은 이번 바자가 불우노인들을 돕는 것 외에 『포시나 시주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의 재물을 아낌없이 베푸는 마음을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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