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들도 펀드 가입을 고려하거나 펀드 불입 금액을 늘리는 분위기다. 인터넷 포털의 재테크 카페에는 "펀드 밥 주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밥 준다'는 펀드에 추가로 돈을 더 넣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쌀 때 조금이라도 더 사두겠다는 '역방향 투자'가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식이 돼 버렸다. 이 때문인지 이날 코스피 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지만(2%) 투자자들의 동요는 없었다. 교보증권 김종민 강남PB센터 지점장은 "펀드 환매나 주식 매도를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지금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고객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증시 조정 때가 투자 기회라고 권한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일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국 긴축 우려 등 세가지 이슈에 따라 전세계 증시가 동반 급등락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글로벌 경제 전체의 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주가가 급락할 때 실적 호전주, 업황 회복주 중심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성급하게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김 지점장은 "과거 경험에 비춰 당장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바닥에 사서 꼭지에서 팔 수는 없는 만큼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기다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1400선 이하에서 조금씩 분할 매수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증시 침체 국면이 좀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대략 2분기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1300선 부근에서 주식을 적극 매입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회에 자신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투자 비중을 재조정하는 등 자산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