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기록으로 본 결산|육상 수영 제자리서 맴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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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수영·육상은 기본종목이면서 국제대회 메달박스이나 한국의 수준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
올림픽에 수영은 38개, 육상은 4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그러나 한국의 수준은 세계기록에는 요원하고 아시아권의 중국·일본의 기록에도 거의 못미치고 있다. 올시즌 두종목에서 세워진 한국신기록은 숫자·내용에서도 지난해보다 크게 뒤지는등 참담한 상황이다. 한국 엘리트스포츠를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육상·수영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시급한 시점에 와있다.

<육상>
올시즌은 지난해(12개)와 비슷한 11개의 한국신기록을 세웠지만 여전히 거의 전종목에서 아시아기록에 크게 뒤지는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중 비올림픽종목인 여자 5km경보·남자 10km경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신기록수는 9개.
그것도 여자창던지기에서 이영선(충북체고)이 혼자 4개의 신기록을 수립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신기록작성 종목은 6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종목을 포함, 한국육상의 어느종목(남자2백m제외)도 세계기록은 물론 아시아기록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여자창던지기 이영선의 기록(57m94cm)은 지난8월 동경세계선수권 1위 쉬더메이 (중국·68m78cm)에 무려 10m84cm나 뒤지며 비교적 근접했다고 하는 여자멀리뛰기 임숙현(서울체고)의 6m89cm도 류슈첸(중국·6m89cm)의 아시아기록에는 60cm나 못미친다.
따라서 대한육상연맹이 오는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중점 메달획득 종목으로 선정한 분야가 비교적 가능성이 높은 남자중장거리·마라톤.
지난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금메달(남자마라톤·8백m)이 이종목에서 나왔고 지난달 콸라룸푸르 아시아선수권에서 얻은 3개의 금메달 (남자8백m·1만m·높이뛰기) 중 2개가 중장거리에서 나왔다.

<수영>
지난해 40개의 한국신기록을 양산해 냈던 수영은 올해는 23개의 기록경신에 그쳐 외관상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부진 속에서도 여자수영의 간판 김수진(사직여고2)은 혼자 7개의 한국신기록을 양산해내는 기염을 토했다.
김은 개인혼형 4백m에서 이시은이 보유하고있던 한국신기록을 9년만에 경신한데 이어 접영 2백m에서도 세차례의 신기록행진 끝에 2분12초64로 아시아최고기록에는 3초02 뒤지나 내년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히로시마) 메달획득전망을 밝게 했다.
같은 학교 동급생 이은주는 자유형1백m·2백m에서 잇따라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하면서 평영 2백m의 박미영(대성여상1)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한편 남자부에선 이윤안(경남체고3)이 접영·자유형 1백m에서 각각 2개씩 모두 4개의 한국최고기록을 수립, 「신기록제조기」란 명성을 새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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