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소렌스탐 울린 '신데렐라'프란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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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을 꺾었어요’. 프란셀라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평민'이 '여제'을 울렸다. 악천후로 어수선한 LPGA 왕국에서다.

13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보스케 레알 골프장(파 72)에서 벌어진 LPGA투어 마스터카드 클래식에서 무명인 미건 프란셀라(미국)가 연장 네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누르고 우승했다.

비 때문에 경기 중단과 속개가 반복돼 예정보다 이틀이나 늦게 끝난 이 대회에서 프란셀라는 3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68-68-69로 합계 11언더파. 물론 소렌스탐도 만만치 않았다. 비가 갠 최종 라운드에서 14번 홀까지 버디 7개를 몰아치며 쫓아와 2타 차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프란셀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소렌스탐이 보기를 한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으로 끌고 들어갔다. 연장 15승5패 기록을 가진 소렌스탐이 연장전 경험이 없는 프란셀라보다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부담은 소렌스탐이 더 컸다. "져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심정으로 경기했다"고 말한 프란셀라는 연장 3개 홀에서 비긴 뒤 네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여제'를 무너뜨렸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프란셀라는 2부 투어 상금 랭킹 5위로 겨우 턱걸이해 LPGA 무대로 올라온 새내기다. 그는 "내가 세계 최고 선수를 꺾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소렌스탐에게 겁을 먹은 것은 사실이지만 집중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통산 상금이 2만 달러였던 프란셀라는 우승 상금으로 18만 달러를 받았다.

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연장 네 번째 홀에서 2m짜리 버디 퍼트를 놓쳤다. 소렌스탐은 "오늘 6언더파를 쳤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며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모습이었다. 배경은(CJ)이 공동 3위(8언더파), 안시현.최혜정(카스코.이상 6언더파 공동 6위).이선화(CJ.5언더파 공동 9위)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 루키 김인경은 7번 홀(파3.180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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