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D 발행 늘어 대출 이자부담 계속 늘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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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시중은행들이 올 연말과 내년 1분기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채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양도성 예금증서(CD)와 금융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변동금리 주택담보 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CD금리가 많이 올라 대출 고객의 이자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대출받는 사람은 금리변동 주기가 긴 변동금리 대출이나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CD금리 급등=3일 금융계에 따르면 9~11월 사이 CD 발행 잔액은 3조9천4백억원 늘었다. 매달 1조~1조7천억원의 CD가 새로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금융채 발행잔액도 10월에 6조2천억원이 늘어 올 들어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CD와 금융채 발행을 이처럼 늘리고 있는 것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채 18조원의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는 2분기와 3분기 만기물량보다 5조원이 많은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2002년 하반기에 주택담보 대출 늘리기 경쟁을 벌이면서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금융채 발행을 크게 늘렸다"며 "당시 발행한 금융채 만기가 속속 돌아와 상환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CD와 금융채 발행이 늘자 CD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8월 말 연 3.85%였던 CD금리는 3일 4.32%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CD 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연 5%대에서 6%대로 1%포인트 가까이 올라 대출 고객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대출이자 줄이기=은행들의 CD.금융채 발행 러시는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어 CD 금리는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한은행 김태완 PB팀장은 "금리가 상승 추세일 때는 변동주기가 긴 대출이나 고정금리 대출의 이자 부담이 더 적을 수 있다"며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3개월짜리 CD금리 연동 대출보다 6개월이나 1년 주기의 변동금리 대출 또는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기간이 지났을 경우 만기연장 때 금리 변동주기가 긴 변동금리 대출이나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 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이 경우 대출 액수에 따라 3만~35만원의 인지대는 새로 부담해야 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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