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이럴수가… 극형 마땅”/유괴살해를 보는 시민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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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황금만능서 싹튼 흉악한 패륜/신속 처리로 응징효과 높여야/유사범죄 재발막게 범정부대책 시급
유괴됐던 국교 1년생 이득화군(8)이 13일만에 수장된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경악과 분노로 치를 떨었다.
특히 시민들은 『도박으로 빚을 진뒤 사업자금마련을 위해 이군을 유괴했다』는 범행동기에 대해 『황금만능의 사회풍조가 어린 생명의 억울한 희생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어린 생명을 담보로하는 파렴치한 범죄재발을 막기위해서라도 범인을 신속한 절차로 극형에 처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혜영씨(38·여·한국 어린이보호회 사무국장)=이형호군 유괴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금품문제로 국교 1년생을 유괴,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린이 유괴사건이 잇따르고 있는것은 돈을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다는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의 병적 세태가 주범인 만큼 전 사회적으로 도덕성회복운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박규희씨(40·주부·서울 방학동)=이군이 유괴된뒤 TV를 통해 어머니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을 보고 자녀를 둔 부모로서 눈물을 흘렸었다.
다시는 이같이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지않도록 패륜의 극치를 보여준 범인을 하루빨리 극형에 처해야하며 정부당국은 어떤 정책보다 어린이의 보호·안전에 최우선을 둬야 할 것이다.
▲송영희씨(28·여·산본국교교사)=어린이를 범죄대상으로 삼는 우리사회가 개탄스럽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유괴등에 대한 예방교육을 시키고 있으나 학교교육만으론 역부족이고 사회전체의 윤리회복운동이 전개돼야 한다.
▲윤용탁 교수(서울대·사회교육)=유괴나 어린이 살해는 범죄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행위로 법정최고형으로 다스려 사회에 절대로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한다.
이런 일탈행위는 최근 사회윤리가 빠른 속도로 파괴되면서 안이한 방법으로 돈을 거머쥐겠다는 황금 만능주의 만연으로 독버섯처럼 솟아나고 있다. 시민 모두가 가정단위부터 공동체의식을 높여 극한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장기천 목사(62·서울 동대문 교회)=어린아이를 유괴·살해하거나 불특정 다수의 음식물에 독극물을 넣는 등의 반인륜적 범죄가 자꾸 발생하는 것은 사회전체의 도덕성 상실로 개개인의 심성이 날로 흉포화하기 때문이며 이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사회지도층에 있다.
지도층 스스로가 부의 불평등과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풍조를 바꾸어 나가는데 앞장서야 하며 일반국민들도 사회와 세상이 나쁘기 때문에 어떠한 범죄도 상관없다는 자포자기적 태도를 고쳐야한다.
▲조영황 변호사=유괴사건등 최근에 일어난 범죄는 특별한 원한이나 불가피한 동기없이 단순히 돈만을 바라는 한탕주의의 특징이 있다. 이것은 절차나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전반적인 사회풍조 때문이다.
범법자는 반드시 검거된다는 의식을 심어줘야 하는데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강력사건이 해결되지않아 유괴같은 반인륜범죄가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강력사건은 발생때 무성하던 비난여론이 재판을 몇달씩 끄는 바람에 단죄의지가 희박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강력사건은 집중심리제 등을 통해 단기간에 응징하는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김성남 변호사=배금주의와 인명경시가 어우러져 광범위한 범죄적 잠재인구가 형성된데서 유괴등 극단적인 범죄가 일어난다.
돈·권력등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경쟁의 공정성과 정의를 둘러싼 보편적인 가치관 및 원칙이 파괴되고 적지않은 소외계층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강력범죄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사회·정치·경제등 전체적인 접근을 통해 소외계층을 구제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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