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삼성물산 유통부문 인수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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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은 일본 '에스테화학'과 합작투자 협정을 맺고 생활용품 틈새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애경이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과거 재계 외곽에서 조용히 내실을 다지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중앙무대로 나오고 있다.

애경은 지난달 2개월 동안의 실사를 마치고 삼성물산 유통부문(분당 삼성플라자)을 47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2004년 그룹 50주년을 맞아 신성장 동력으로 유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가 결실을 본 것이다. 애경은 삼성물산이 매각조건으로 제시한 고용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를 수용키로 했으며,인수시점부터 2년간 삼성플라자 브랜드를 계속 사용키로 합의했다. 애경의 유통 부문 강화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2009년 경기도 평택 백화점을 완공해 구로-수원-평택을 잇는 백화점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 제2청사, 김해공항, 대구공항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유통업뿐 아니라 애경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용품 사업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애경은 일본 '에스테화학'과 합작, 생활용품 틈새 시장을 겨냥한 애경에스티㈜를 최근 설립했다. 애경에스티㈜는 방향제.제습제.탈취제.방충제.세정제 등의 가정용품, 자동차용 방향소취제.세정제 등 자동차용품, 대용량 탈취제 등 산업용품 판매를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 애경 51%, 일본 에스테화학 45%와 함께 한국이토추 4%의 지분으로 설립됐다. 일본 에스테화학이 개발한 제품을 들여올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의 일본 내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제주에어 역시 탑승률 80%를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애경은 지난해 말 생활.항공부문, 유통.부동산부문, 화학부문 등 3개 축으로 사업부문을 가르고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런 적극적인 영역 확장으로 애경은 이미 18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2조원 규모 중견그룹으로 훌쩍 컸다. 애경 관계자는 "2010년 유통부문 매출 3조원을 달성하고 빅3에 진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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