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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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15-1 유전

SK㈜의 올해 화두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진화'다. 현재 전체 매출의 50% 정도인 수출과 해외 현지 매출을 5년 안에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력 사업인 석유 제품의 내수 소비가 포화 상태여서 해외 진출만이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최근 던진 '부진불생(不進不生.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이라는 경영 키워드와도 맥이 통한다.

SK㈜는 올해 초 해외 사업을 총 지휘하는 법인 SKI(SK 인터내셔널)를 싱가포르에 세웠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지로 사업을 적극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두바이 국영석유회사의 물류 자회사인 호라이즌 터미널 등과 함께 석유 부두와 저장 탱크 운영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초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 생산공장 기공식을 했다. 또 베트남은 해외 유전개발 전략 지역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예 SK㈜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CEO 세미나'를 베트남에서 했다. 동남아 현지에서 해외 사업 전략을 짠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할 파트너도 구했다. 올 초 일본 1위 정유업체인 신일본석유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두 나라 1위 업체끼리의 제휴다. 이에 따라 SK㈜ 신일본석유는 원유 구매와 석유.화학제품 해외 판매를 함께 한다.

제3국에 공동으로 원유 정제 공장을 짓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다. 별도의 회사지만 해외 사업에서는 한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실상 두 회사를 합친 거대 정유사처럼 사업을 해 원유 다량 구매 등에 따른 가격 혜택 등을 누리겠다는 의도다. 해외 유전.가스전 확보 등 자원 개발도 같이 한다.

SK는 지분 40%를 가진 브라질 BMC-8 광구가 올해 원유 생산을 시작해 해외 원유.가스 생산량이 지난해 2만2000배럴에서 2만6000배럴로 늘어난다. SK㈜는 특히 브라질,페루,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에서 유전.가스전 개발을 집중적으로 해 2010년에는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가스를 해외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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