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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출업체는 기지개 … 내수업체는 '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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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가 별로 좋지 않고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해 향후 경제전망이 어둡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은 다분히 심리적 사안으로 보인다. 큰 흐름에서 보자면 우리 경제는 비교적 안정을 이어갈 것 같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4.4%로 예상돼 지난해(5.0%)보다는 낮다.

그러나 최근 1분기 이후 점진적 경기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그간 줄곧 수출업체에 큰 부담이 됐던 원-달러와 원-엔 환율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원화 절하)할 여지가 있다.

실제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그간 경상수지 대비 지나치게 절상되었다. 엔화의 경우 일본경제 수준에 비해 워낙 낮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크게 늘어났던 환율 헤지 물량이 2분기부터는 풀릴 것 같은데, 이 부문이 원화 상승을 좀 더 부추길 듯싶다.

수출업체의 경우 종전보다 원만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반면 내수업체는 수입단가 상승 등으로 인해 부담을 받을 듯싶다. 또 엔환율의 상승은 엔 캐리 트레이드(일본에서 싼 금리로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를 활용한 기업들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할 것 같다.

금리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워낙 넉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대출 관련 금리부담은 크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주택자금 통제와 관련된 주택업체와 신용도 낮은 중소업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관망으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자금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

달러 기준 국제원자재 가격은 일정 수준 이내에서 상당 기간 답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올라 이제는 반작용이 일어날 시점이다. 게다가 세계 경기도 단기적으로 횡보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렇다고 원자재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큰 구도로 보면 향후 수년간 세계경기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수출업체는 세계경기가 다소 부침을 겪겠지만 향후 수년간 활발한 변화가 예상되는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개발도상국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R&D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리의 성장률 둔화는 투자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는 국제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내수업체는 성격상 내수의 빠른 신장이 어렵고 그 결과 경쟁이 거세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몇몇 기업의 과점으로 인해 내수업체의 양극화가 굳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두업체로 발돋움하려면 브랜드 전략 등을 강화해야 한다. 또 부분적으로는 게임업체의 해외진출 사례 등과 같이 해외진출도 고려해야 한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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