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인플레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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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

정답은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짐바브웨. 만성적인 식량과 연료부족으로 지난 2월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2000%(전년동기대비)에 달했다. 지난 1월 기록했던 1594%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짐바브웨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는 1980년 독립 이후 지속되고 있는 로베르트 무가베 대통령의 독재가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무가베 정부는 2000년 이후 농업이 침체되고 세수가 줄어들자, 돈을 더 찍어내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물자는 부족한데 돈이 늘어나자 물가는 폭등했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율이 무려 2000%대로 폭등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빵값은 밀과 외환 부족 현상으로 지난 1주간 무려 3배 이상 급등했고, 휘발유 가격도 이 기간 동안 배 이상 급등하며 교통비용을 폭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와 함께 주가지수도 천문학적 숫자로 치솟았다. 짐바브웨 증권거래소 지수는 지난해 12월 29일 56만9864.0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종가가 239만4511포인트에 달해 올들어 32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짐바브웨 증권거래소지수는 지난해 1월초 1만9000대였지만, 2월에 4만, 7월에 10만, 12월에 50만을 돌파했으며, 올해 2월에는 100만대도 넘어섰다.

그래도 주가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인 2000%는 상회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증시 상승세는 짐바브웨의 풍부한 자원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율의 배경에는 무가베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백인 농부들을 내쫓고 땅을 장악하면서 농업이 완전히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이 조치 이후 지난 8년간 만성적인 불황에 시달리면서 식량, 연료, 외환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짐바브웨 수도인 하라레의 식품회사 점원인 리처드 치문야는 "우리는 언제 이러한 사태가 끝날지 모른다"면서 "매달 음식 비용만 배이상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4배 이상 오른 교통비를 댈 수가 없어 결국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짐바브웨의 중앙은행은 환율을 미국 달러당 250짐바브웨달러로 고정하고 있다. 하지만 암시장에서는 달러당 1만짐바브웨달러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13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짐바브웨는 1인당 국민소득이 350달러에 불과하고 국민의 80%가 해외원조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가베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 2월 그의 83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120만달러 모금 운동에 나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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