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로 학교급식 … 미국서 문제 삼지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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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학교 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우선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9일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에서 학교 급식 재료로 미국산 수입 농산물을 쓰지 않더라도 이를 문제 삼지 않기로 합의했다.

한국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산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우선 사용하는 만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우리 측 요구를 미국 측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GPA) 제정 당시 '급식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인정받아 그동안 자국산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써왔다. 그러나 한국은 GPA 협약 가입 당시 이런 예외 규정을 넣지 못해 그동안 국제통상무대에서 우리 농산물 사용을 인정받지 못했다.

일부 지자체가 우리 농산물만을 학교 급식에 쓰도록 조례를 제정한 것을 놓고 2005년 대법원은 "내.외국 제품을 동등 대우해야 하는 WTO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우리 농산물' 대신 '우수 농산물'이란 이름으로 국산품을 우선 구매하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WTO에서 진행 중인 GPA 개정 협상에서도 학교 급식을 예외로 인정해주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협상 이틀째인 이날 상품.농업 등 13개 분과회의가 일제히 열렸다. 협상이 마무리되는 분과도 속속 나왔다. 전날 타결된 경쟁 분야에 이어 통관, 무역 관련 기술 장벽(TBT), 전자상거래 등 3개 분야의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반면 핵심 쟁점인 농산물과 자동차 시장 개방에 대해선 여전히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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