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손 결승골 … 맨U 챔스리그 8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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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과객(過客)으로 왔다가 친구가 되었다.

10주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던 헨리크 라르손(36.스웨덴)이 맨U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라는 선물을 남기고 떠난다.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맨U로 1월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단기 임대된 라르손이 맨U의 8강 진출을 결정짓는 결승골을 넣었다.

라르손은 8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릴(프랑스)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후반 27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을 뽑았다. 맨U는 원정 1차전(1-0)에 이어 2승으로 8강에 올랐다.

경기 후 맨U 팬들의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송을 받은 라르손은 "내가 맨U의 일원이었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드 트래퍼드는 라르손이 오래 머물 곳이 아니었다. 맨U의 끈질긴 만류에도 그는 고향 팀 복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스웨덴 리그가 4월에 시작한다. 헬싱보리는 다른 스트라이커를 찾을 시간이 없다"는 게 복귀 이유였다. 라르손은 10주간 12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FA(축구협회)컵,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골고루 골맛을 봤다.

라르손은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소속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K-리그 진출설'이 나돌았다. 실제로 수원 삼성이 그와 접촉해 구체적인 입단 협상을 했다. 하지만 조건에 합의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본인이 고향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날 후반 37분 웨인 루니와 교체 투입됐지만 뭔가 보여주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밀어내고 8강에 올랐고,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AC 밀란(이탈리아)도 8강에 합류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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