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취업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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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판촉·목장일·공원등 업종다양/산재보험등 혜택없어 아쉬움
노인취업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기업들이 노인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있으며 취업분야도 식품업체의 판촉요원에서 목장의 목부,공원등 다양해지는 추세다.
갑을그룹계열의 중견컴퓨터제조업체인 갑일전자(대표 황희선)는 컴퓨터 부품공장에서 일할 노인근로자를 모집하고 있다.
갑일전자는 국졸∼중졸 출신의 65세이하 노인중 시력이 0.5이상인 건강한 노인 남녀근로자를 뽑을 계획인데 30일 접수창구가 마련된 서울화곡동 88체육관에는 노인 8백여명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회사측은 『모집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자격기준에 해당되는 노인들을 모두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갑일전자는 현재 생산직근로자가 6백여명에 이르고 있으나 1백50명이 부족한 상태다.
노인근로자들에는 매월 30만원선의 월급과 교통비등 각종수당을 지급,정규사원과 똑같이 대우해준다.
이밖에 지난 4월 노인부부 9쌍을 대관령목장에 취업시킨 삼양식품은 성과가 좋다고 판단,내년초에 10쌍가량을 더 뽑을 계획이며 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일전기는 60세이상 노인 46명을 3년전부터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있다.
노인취업은 인력난 완화는 물론 사회적 역할상실에 따른 노인들의 소외감을 없애는데도 도움이돼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업체에서는 노인들을 단순일용직으로 고용해 이들이 의료보험이나 산업재해보험 등의 혜택을 받지못하는등 제도적인 허점이 있어 이에대한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일전기의 경우 일당 8천2백∼8천4백원을 주고 일용직으로 고용해 노인들이 산재보험혜택을 받지못하고 있다.
이 회사 이항욱 총무부차장은 『정년을 넘은 노인을 고용하고 있어 사규상 정식직원채용이 어렵다』며 『노인일용직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산재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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