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어린이집= 신나는 곳' 부모부터 믿음 가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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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마련 대출'만 떨리는 게 아니다. 이달 초부터 시작되는 우리 아이 생애 첫 공동체 생활, 어린이집 입소도 부모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가 만 3세(36개월)가 되기 전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직 기저귀도 완전히 떼지 못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고 오려면 애틋한 마음에 하루가 편치 않은 게 부모 심정. 다섯 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어린이집에 손쉽게 적응하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도움말 주신 분=허미란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 원장, 박진재 푸르니 어린이집 원장

사진제공=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

#1. 처음 부모와 떨어지는 아이한테 어린이집은 어떤 곳이라고 설명하면 될까요.

"어린이집 생활은 즐겁고 행복하다"는 이미지를 아이에게 그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 계시는 선생님은 엄마나 아빠, 할머니.할아버지와 똑같이 너를 사랑하고 도와주시는 분이야"라고 이해시켜 주세요. 어려움이 생길 때는 늘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과 함께. 이렇게 하려면 아이를 보내는 어린이집에 대한 부모의 신뢰가 우선돼야 합니다.

#2. 아이가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합니다.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일단 어린이집에 '왜' 가기 싫어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 원인을 알아내야 합니다. 등원 초기에는 부모 또는 육아 도우미와 떨어져 낯선 곳에 혼자 남겨졌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이 경우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읽어 긍정적인 말로 다독여 주세요. 장난감 나눠 쓰기, 차례 지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등 평소 해보지 못했던 어려움을 경험하는 데서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대개 가정마다 자녀 수가 1~2명이기 때문에 공동 생활에 적응하는 기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적응 후에도 친구와의 갈등, 정해진 일과의 버거움, 육체적 피로 등으로 등원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상황별로 적절한 조언을 해주면서 하루나 이틀쯤 원하는 대로 쉬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3. 부모의 퇴근이 늦어 아이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맡겨야 합니다. 너무 오래 놔두는 건 아닐까요.

영.유아 입장에서 어린이집 생활은 긴장감에 노출되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장시간 머무를 경우 무리가 올 수도 있습니다. 형편이 허락한다면 무조건 길게 맡기기보다 필요한 시간만큼 맡기는 게 좋습니다. 대체로 아이의 나이나 보육기관의 수준, 부모의 협조 등에 따라 재원 시간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원아당 교사 수가 많고 우수한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인 경우라면 대체로 하루 8~9시간 지내는 것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부모는 집안일 처리를 뒤로 미루더라도 퇴근 후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몰입해 어린이집에서 생겼을 아이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합니다.

#4. 아이가 지나치게 활동적이라 단체생활에 잘 적응할지 걱정입니다.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자신의 지나친 행동이 자신은 물론 다른 원아들에게도 어려움을 줄 수 있으므로 때와 장소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일깨워 줘야 합니다.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가 이렇게 해주니까 친구들도 엄마 아빠처럼 ○○를 좋아하겠구나"라는 식으로 실제 상황과 연결지어 칭찬해 주세요. 활동성이 유난히 강하다면 에너지가 넘치고 동적인 활동 위주로 짜인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교사 대 원아 비율이 낮고 개별성을 인정해 주는 아동 중심의 교육철학을 가진 기관이라면 아이마다 다양한 기질과 성향이 좀 더 원만하게 수용되겠지요.

#5. 초등학교처럼 어린이집도 교사와의 면담이나 의사소통에 신경 써야 할까요.

물론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의사소통이 긴밀할수록 보육 효과가 커집니다. 예컨대 등.하원 때 교사들과 마주치는 시간을 아이에 대한 정보 교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일보고서나 대화수첩, 전화, 어린이집 홈페이지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물론 교사들이 한 아이만 돌보는 것이 아니므로 보육활동에 지장을 줘서는 곤란합니다. 어린이집과 교사에 바라는 점, 양육 시 애로사항 등을 숨기거나 방어하지 말고 솔직하고 정확하게 교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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