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 통역을 조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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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10월 26일 바그다드 알라시드 호텔 11층으로 로켓포가 날아왔다. 미국이 경악한 것은 공격을 받은 바로 위층에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숙소가 있었다는 점이다. 즉각 조사에 나선 미 정보당국은 우선 호텔 종업원을 주목했다. 곧 호텔 배식 담당자가 후세인 정권의 정보기관 당국자 출신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미군.미 군정에 협력하는 이라크인에 대한 경계 경보가 내려졌다. 저항세력들이 이들로 조직적 정보망을 구축, 기획공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29일자에 국방부와 미군 소식통을 인용,"저항세력들이 미군과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의 일정을 소상히 파악해 잠복공격하는 새로운 전술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저항세력들이 한 미군 육군장교의 일정은 물론 조깅코스까지 꿰뚫고 암살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때문에 미군은 수시로 이동 루트와 일정을 바꿔가며 공격을 피하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전문가들은 저항세력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 가담자 가운데 미군과 협력하고 있는 사람들로 정보망을 구축했고 최근엔 정보수집 대상을 일본과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dpa통신도 1일 "곳곳에 침투한 이라크 저항세력 스파이들에 의해 정보가 새나가고 있으며, 미군에게 고용된 일부 이라크인 통역들도 저항세력의 정보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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