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접목선인장 세계시장 "석권"|80여농가 세계시장 83%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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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도 고양군 일대 화훼농가에서 생산되는 접목선인장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있다.
올해 고양군 일대 80여 화훼농가에서 네덜란드·미국·호주 등 해외로 수출할 접목선인장물량은 모두 5백만그루로 일본등 세계 각 국의 총수출물량(6백만그루)의 83.3%를 차지하고 있다. 예상수출고는 약 10억원.
이 같은 수출계획물량은 지난해 대비 약25%가 늘어난 것이다.
10월말 현재 수출물량은 계획물량의 80%선인 4백만그루.
그러나 나머지 1백50만그루도 계약이 끝난 상태여서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수출주종품은 비모란·산취·혹모란·소정 등 30여종으로 이중 비모란이 가장 인기다.
비모란은 선인장의 일종인 삼각주와 빨간색 선인장을 접목한 것으로 색깔이 화려하고 선명한데다 가시도 부드러워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부족해 수출을 못하고 있는 실정.
고양군을 세계 제1의 접목선인장 수출기지로 만든 주인공은 한융농원 주인 김범권씨(42·고양군신도읍지축2리).
김씨는 중학생 때 선인장의 연한 몸에서 뻗어 나온 가시의 부드러움에 매료돼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선인장에만 매달려온 선인장광으로 취미로 시작했던 선인장재배에서 접목선인장을 알게돼 우리나라를 제1수출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김씨는 70년대 초부터 네덜란드에 선인장을 수출해온 김성식씨(63)등 동네 농민들로부터 접목선인장을 소개받아 80년께 당시 세계 선인장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일본으로 건너가 비모란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신품종 20여가지를 들여와 기술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실패를 거듭하다 86년께 일본선인장보다 품종과 품질이 우수한 비모란·산취 등 6∼7개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접목된 선인장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삼각주에 노란 반점이 생기면서 고사하고 색깔도 퇴색해간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활착률이 91%에 이르는 무균삼각주를 개발해낸 것이다.
김씨는 그 후 지난 78년 5천그루를 대만으로 수출하기 시작해 88년초 만그루, 89년 1백45만그루 등으로 수출물량은 급증했다.
현재 고양·파주·화성지역 82개 화훼단지에서 접목선인장을 재배하는 농민들 대부분이 김씨로부러 재배기술을 전수받아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있다.
이같이 접목선인장수출이 외화획득에 한몫을 톡톡히 하자 고양군은 내년 초부터 4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도읍 행주외리 1만5천여평방m부지에 선인장 수출전문화훼단지를 조성, 희망농가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한국화훼협회도 선인장재배농가에 대해 1년만기 10% 이율로 가구당 2천만원 한도 내에서 생산자금을 융자해주고 있다.
접목선인장은 열대성식물이어서 재배하기가 무척 까다롭고 힘들다.
열대 사막 기후에 맞는 고온건조한 실내온도를 유지해야하며 가시·잔털 등을 깨끗이 다듬어 주고, 바이러스감염을 막기 위한 방제작업 등이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때문에 일손이 많이 들어가 최대수출경쟁국인 일본·대만은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어 고양군측은 앞으로 2∼3년후면 「고양산」접목선인장이 세계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고양=전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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