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성인 10명 중 7명 '눈물이 메말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일반 눈물 ― 안구건조 눈물 ― 인공 눈물

정서가 메말라 가는 탓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물양이 크게 줄었다.

중앙대 용산병원 김재찬 교수팀은 18~ 59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안구건조증을 조사했다. 진단기준은 OSDI (Ocular Surface Disease Index)를 근거로 삼았다. 12가지 증상을 숫자로 환산해 질환의 경중도를 분류했다.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75%가 안구건조증을 나타냈다. 중증인 사람도 전체 조사대상자의 32%에 달했다. 특히 남성(25%)보다 여성(38%)이 많았으며, 20대 28%, 40대 30%, 50대 50% 등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여성에게 안구건조증이 심한 것은 역설적이지만 폐경 이후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 남성은 평소 안드로겐이 많아 갱년기 이후 호르몬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여성의 몸에 있는 안드로겐 양은 상대적으로 적어 미미한 감소라도 문제가 된다는 것.

이번 조사에선 환자들의 안구건조증에 대한 치료 의식도 드러났다. 중증인 경우에도 30%만이 병원을 방문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안구건조증을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이나 각막 미란 같은 각막 손상이나 염증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권했다.

이번 발표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레스타시스를 개발한 미국 엘러간사의 지원에 의해 이뤄졌다. 지난해 3월 국내에 출시된 레스타시스는 기존 인공누액과는 달리 하루 2회 점안으로 눈물 생성을 도와 준다.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이며, 보험 적용이 돼 약값은 월 1만6000원이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실내 습도를 60%로 유지해야 한다. 눈물의 과도한 증발을 막아야 하기 때문. 또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먼지나 매연이 심한 곳에선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황사가 심할 때는 콘택트렌즈 사용을 자제하고,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여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질하는 것도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고종관 기자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물은 정상 눈물에 비해 점성이 낮고, 단백질이나 항균 물질이 부족한 대신 사이토카인과 같은 염증유발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또 인공눈물에는 삼투압 유지를 위한 전해질에 나트륨.칼륨.칼슘.염소 등 기본 물질만 포함시켰다.

안구건조증의 8가지 대표 증상

.항상 빛에 민감한 편이다.

.늘 모래가 들어간 느낌이 든다.

.항상 통증이 있거나 따끔거린다.

.시야가 흐린 적이 많다.

.독서를 하는데 눈이 아프다.

.TV 시청을 하는데 지장이 있다.

.바람이 불면 눈에 불편함을 느낀다.

.건조한 곳에서 눈이 뻑뻑하다.

※1~2개의 증상이 있으면 경증, 3~4개 증상이 있으면 중등도,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중증 안구건조증으로 진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