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볼 때의 통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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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45세 된 남성으로 10일전부터 항문 안에서 혹 같은 것이 밖으로 빠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3일 전부터는 대변볼 때 통증까지 뒤따라 견딜 수 없다.
주위사람들이 치질이라고 해 통증이 오면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연고도 바르는데 당시에는 괜찮다가 밤이 되거나 대변을 볼 때면 다시 통증이 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회사원이라 장시간 치료받을 수 없는데 쉽게 치료될지 걱정이다.

<답>대변볼 때만 통증이 오는 것으로 보아 치질 중 내치핵으로 보인다. 치질은 보통 항문·항문주위·직장부위에 생기는 질환 모두를 말하는데 치핵·항문열상·치루 등이 있다.
이중 치핵은 항문부위에 있는 정맥이 늘어나 피가 모임으로써 연한 혹 같은 「정맥류」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때 정맥류의 발생위치에 따라 내치핵·외치핵으로 나뉘는데 항문 안족에서 발생한 내치핵은 통각신경이 없는 부위이기 때문에 대변볼 때만 통증이 온다.
그러나 내치핵을 장기간 놔두면 항문 안에 있던 정맥류가 밖으로 돌출 돼 세균감염으로 염증을 일으켜 평소에도 가끔씩 통증을 느끼며 출혈도 있다. 이 경우는 정맥류가 밖으로 돌출 된 「제3도 내치핵」으로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항문 밖에서 발생하는 외치핵은 평소에도 통증이 심해 앉을 수 없으며 정맥류도 손으로 쉽게 만져진다.
사실 치핵은 통증으로 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이지 그대로 놔둬도 다른 질환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없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
그러나 직장하부에 생기는 직장암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치핵과 직장암의 증상이 비슷하다. 직장암이 혈액순환장애로 치핵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암을 치핵으로 오인, 조기치료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같은 내치핵은 보통 약물요법·수술요법을 사용해 치료한다.
약물요법으로는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서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마취제·항생제 등이 들어있는 좌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수술요법은 원인이 되는 정맥류를 제거하는 것으로 단순한 제거수술과 냉동, 전기소작 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루에 한번 아침에 대변보는 습관을 들이고 목욕·좌욕을 자주 한다. 도움말 김광연박사<고려병원·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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