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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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 10세 된 딸이 차 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3년 전부터 차만 타면 20분도 채 안돼 토하면서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럽다고 한다.
차 타는 습관이 안돼 그러려니 했는데 점점 증상이 악화돼 이젠 집 떠날 일만 생기면 걱정부터 앞선다.

<답>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멀미증상으로 보인다.
멀미란 주로 자율신경계가 자극 받음으로써 오는 2차적 증상을 말한다.
이때 자율신경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에 자극이 있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 귓속에서 몸의 평형기관을 다스리는 삼반규관이 자극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어린이의 경우 평상시엔 괜찮다가 차만 타면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머리가 흔들리면서 삼반규관이 자극 받아 생기는 멀미로 보인다.
삼반규관이 자극 받는 원인에는 차 타는 것에 익숙지 않아 생기는 것을 비롯, 과거 염증성 질환을 앓았거나 현재 앓고있는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밖에 어릴 때부터 증상이 나타났으니까 선천적인 기형도 생각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 비해 멀미가 심할 때는 우선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좋다.
멀미증상으로는 메스껍고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고 배가 아프면서 토하는 사람도 있다.
심한 경우 차도 타기 전에 심리적 불안감으로 멀미 증상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멀미를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를 하거나 수술요법으로 고칠 수 있다.
차에 익숙지 않거나 귀 질환이 원인일 때는 약물치료를 하는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이 항히스타민제제다.
우리가 흔히 멀미약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자율신경계의 자극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보통 이 경우에는 차 타는 횟수가 늘면 자연히 치료되기도 한다.
이밖에 귀 질환에 의해 삼반규관이 손상됐거나 선천적인 기형일 때는 수술해야한다.
멀미예방으로는 우선 차를 탈 때 상하동요가 적은 자리 (버스는 중간좌석, 승용차는 조수석)를 잡아 눕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창을 열고 먼 경치를 바라보거나 멀미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게 주위사람들과 즐겁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위사람들이 멀미에 대해 걱정하는 등 미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멀미에 대한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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