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과 끈기의 승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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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삼성 라이온즈 김성근 (김성근·49) 감독.
그는 자신의 이름처럼 한국프로야구에서 근성과 끈기의 대명사로 불린다.
때로는 근성이 지나쳐 오기 (?) 를 부린다는 혹평을 듣기도 하는 김감독은 이런 야구계의 평에 아랑곳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성실한 프로이기도 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네차례 경기에서 보여준 김감독의 근성과 끈기는 과연 「최고의 승부사」란 찬사를 들을만 했다.
특히 3차전에서 올시즌 페넌트레이스동안 줄곧 3∼5이닝을 던져온 김성길(김성길) 을 추호의 흔들림없이 13회까지 밀어붙인 배짱과 끈기는 두고두고 기억될만 한 걸작이었다.
빙그레와 29일부터 또다시 플레이오프전을 벌이게 되는 김감독을 「스포츠초대석」 에 초대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어떻게 보는가.
▲투수가 달려 고전했다. 반면 롯데는 윤학길(윤학길) 박동희 (박동희)의 시즌중에는 볼수 없었던 호투로 삼성 타자들을 애먹여 매경기가 어려웠다.
-29일부터 벌어질 빙그레와의 플레이오프전에 대한 전망은.
▲투·타의 전력에서 삼성이 다소 아래에 있다. 빙그레는 확실한 투수 한용덕 (한용덕) 이 있어 단기전에 유리하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투·타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 적응면에서도 앞서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시즌중 빙그레전에 강세를 보인 김성길·이태일(이태일) 을 주축으로 하고 이번에 자신감을 얻은 김상엽 (김상엽) 으로 뒤를 받쳐 빙그레전에서도 좋은 승부를 펼치겠다.
-빙그레의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빙그레타선은 일단 기세가 오르면 무섭게 폭발한다. 따라서 삼성이 먼저 기선을 제압해야만 승리를 거둘수 있다고 본다.
또 빙그레는 삼성에 비해 내야수비가 다소 불안하고 삼성에서 간 선수가 많아 정신력면에서 우리가 유리한 입장이다.
-삼성의 취약점과 대비책은.
▲준플레이오프전을 통해 투수들의 볼배합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시즌막판 빙그레와의 4차전을 통해 이미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이 파악된 만큼 투수들의 볼배합 패턴을 바꾸도록 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 28일 투수들과 회의를 갖고 의견을 조정할 생각이다.
-큰 경기를 앞두고 무슨 버릇이나 징크스는 없는지.
▲이번 시리즈에서 홍역을 치르면서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1승1패후 25일 경기부터 지난 7, 8월에 입던 옷을 꺼내 계속 입고 다녔다.
그 옷은 당시 삼성이 연승가도를 달릴때 입던 것이어서 승운이 따를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였다.덕분에 감기까지 걸렸지만 이번 대전플레이오프 1, 2차전도 그 옷 (여름옷) 을 입을 예정이다.
-끝으로 야구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하자는게 평소의 신조다.
앞으로도 삼성팀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삼성야구가 지난해까지는 팀홈런 1위를 차지하는등 호쾌한 야구가 가능했으나 올해부터 노장들의 파워가 현격히 떨어지는등 더이상 힘의 야구가 힘든 입장이다.
이에 따라 팀컬러도 자연스럽게 아기자기한 야구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점을 야구관람때 참고, 다양한 스타일의 야구를 즐겨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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