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史] 한국군 손 떠난지 62년만에 환수

중앙일보

입력

전작권이 62년만에 한국에 돌아온다.

한국은 1950년 7월 전.평시를 포괄하는 작전통제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넘겨줬다.당시 북한군이 남하하고,한국군 자체만으론 사실상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Operational Command)을 이양했다.

작전지휘권은 정전 이후인 1954년 11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그 후 개정된 한미 합의의사록에서 '작전통제권'이라는 용어로 대체됐다.

유엔군사령관이 보유하고 있던 작전통제권은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을 계기로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이관됐다.

유엔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이다.인물로 보면 동일한 사람에게 작전권이 부여된 만큼 변화는 없다.

그러나 한반도의 군사적인 관리가 유엔사에서 한미 연합사로 넘어갔음을 뜻한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의 감시,유지 등과 같은 실무 업무를 챙기고,실제 전쟁 수행과 작전 마련은 한미의 주력군을 포괄하는 연합사에서 진행하게 됐다는 의미다.

8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은 작전통제권 환수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는 작전통제권 환수를 대선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결국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94년 12월 작전통제권 가운데 전시를 제외한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이양됐다.

1950년 유엔군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한지 44년 만이다.

참여 정부 들어선 전작권 환수 노력이 본격화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8.15 경축사에서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과 권한을 강조한 직후 전작권 환수의 정부 입장이 됐다.

물론 예비역 군 장성.단체 등과 한나라당,보수 시민사회는 이같은 정부 방침을 강력 비판했다.그러나 전작권 환수를 둘러싼 한미간의 흐름은 이런 반발과는 무관하게 진행됐다.결국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에 전작권을 전환하고 연합사를 해체키로 양국은 합의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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