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두 대회 신청 … "2011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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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다음 달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리는 IAAF 집행이사회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3년 대회 개최지를 한꺼번에 결정하는 특이한 이사회다. 과열 유치 경쟁과 집행이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IAAF는 2011년 대회 유치전에 대구, 브리즈번(호주), 모스크바(러시아), 바르셀로나(스페인) 외에 카사블랑카(모로코),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예테보리(스웨덴), 스플리트(크로아티아), 미국(도시 미정) 등 무려 9개 도시가 뛰어들자 2013년 개최지까지 결정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6월 말로 4년 임기가 끝나는 현 집행이사들이 집행이사의 가장 큰 권한인 개최지 투표를 퇴임 전에 몰아서 하겠다는 '욕심'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런데 지난 연말 5개 도시가 유치 계획을 철회하는 바람에 대구.브리즈번.모스크바.바르셀로나 등 4개 도시가 2개 대회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됐다. IAAF는 지금까지 '유럽대회 한 번, 비유럽 한 번'의 교대 개최 관행을 따랐다. 2009년 대회가 유럽인 베를린(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2011년 대회는 대구나 브리즈번', 그리고 2013년 대회는 모스크바나 바르셀로나에서 열려야 한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2013년 대회를 유치할 경우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소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러시아가 2011년 대회를 욕심낸 것이다.

대구 유치위는 지난해 IAAF의 권유에 따라 2011년과 2013년 대회에 모두 유치 신청을 했다. 브리즈번과 모스크바도 마찬가지다. IAAF가 두 대회 모두 신청하라고 권유한 것은 러시아의 입김이라는 말들이 IAAF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아무튼 대구.브리즈번.모스크바 가운데 2011년 개최지에서 탈락하는 2개 도시는 90분 후에 열리는 2013년 개최지 투표에서 바르셀로나와 함께 또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구는 2011년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유종하 유치위원장은 "지난해 9월 IAAF로부터 두 대회를 모두 신청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한동안 고심했다"며 "그러나 대구시와 협의한 끝에 2011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모나코의 IAAF 본부를 방문한 박상하 유치위원회 고문은 "러시아가 2011년 대회 유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3월 27일 개최지 결정 때까지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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