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드라마와 예절 모르는 국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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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각종 드라마는 이를 지켜보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히 재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그들의 행동양식에도 큰 영향을 준다. 청소년들이 인기 개그맨의 유머 섞인 말들을 그대로 따라 해 유행어를 만드는 것은 하나의 작은 예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은 감수성이 강해 그들이 텔레비전에서 보고들은 것을 금방 행동으로 나타내 그 반응이 두드러질 뿐이지, 사실성인 층도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두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노라면 식사하는 장면, 운전하는 장면이 유난히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매우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있어 제작자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싶다. 특히 운전하는 장면에서는 택시 건 자가용이건 간에 운전자들이 안전띠를 매는 경우가 드물다. 드라마배경이 안전띠가 없이 제작된 차량들이 있었던 시대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국민계몽을 위해서라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운전자들이 안전띠를 매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의 질서회복운동과 함께 뉴스시간에는 열을 올려 가며 안전띠착용을 강조하면서 같은 방송국이 제작한 드라마에서 이를 무시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식사장면도 그렇다. 물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사회적 신분 등 극중상황에 따라 식사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으나 기본만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입안에 가득 넣은 채 대화를 한다 든 가 코피 등을 마실 때 후루룩하고 들여 마시는 소리를 내는 것 등은 바로 이런 기본에 어긋난다고 본다.
형편없는 식사습관을 보고배운 국민들이 드라마에서처럼 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으나 대중식당이나 다방, 심지어는 해외나들이에서조차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식사방법에 익숙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보면 이 또한 텔레비전이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처럼 사회의 각종규범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는데 탤리비전의 역할이 막중함을 관계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김순이<서울 강동구 길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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