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일삼는 정부, 국민 탓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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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9월5일자(일부지방 6일자) 이형구 산업은행총재의 기고 『총수요 관리 너무 느슨하다』를 읽고 몇마디 적고자 한다.
이총재는 요즘 수입이 생각보다 늘고 수출은 신통치않아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가 국민경제규모와 비교할때 2∼3% 수준이며 우리의 과거 80∼8l년도의 8.8∼6.9%와 비교하면 그 절반 수준이하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적자분을 외자도입으로 충당할 수 있으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고 대외부채와 대외자산을 감안한 대외 순부채는 GNP의 3%수준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않는다는등 낙관론을 펴고 있어 놀랐다.
이총재는 또 국민들의 과다한 허풍소비를 제자리로 끌어내려야 한다며 마치 오늘날의 적자요인이 국민들의 사치 풍조와 낭비에만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이건 적반하장이다.
지금 이총재가 해야할 일은 일부 악덕기업에 불필요한 자금이 대출돼 호화수입품을 가져오지 않는가를 관리·감독하고 우량기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어려워져만 가고 있는 우리 처지에 소련에 경제지원을 한다, 유엔가입 경축사절단을 보낸다, l0억여원을 들여 150여명의 문화사절단을 소련등 동구귄에 보낸다는등 상반된 정책을 펴는데 대하여 국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있다.
사무실 엘리베이터는 절전을 이유로 제한운영을 하면서도 야구·축구장엔 야간경기한다고 전기를 대낮같이 밝히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이때에 경제정책 입안자의 입에서 그런 『걱정 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과연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스럽다.
이칠용<서울 도봉구 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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