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 위협 있는한 서명안해”/오창림 북한대표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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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핵사찰 압력땐 대일수교도 큰 난관
북한에 대한 핵안전협정 조기서명촉구결의안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국들의 압도적지지로 채택된 직후인 12일 오후 오창림 북한대표(57·외교부본부대사)는 IAEA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한국과 일본보도진의 질문에 답했다.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답변에 응한 그는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문제를 중점 거론했다. 다음은 오창림 북한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협정안이 승인됐는데 서명은 언제,어디서 할 것인가.
『서명에 필요한 환경과 조건조성이 전제돼야 한다.
미국의 핵위협이 지속되는한 협정체결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렵다. 미국의 핵무기철수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주한 미군이 보유하고있는 핵무기가 한국에서 철거되지 않으면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는 문제다.』
­지난 6월,북한의 진충국 대사는 주한미군핵무기철수와 핵안전협정체결을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는데,북한의 입장이 달라진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고,협정체결을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 왔다. 우리의 일관된 요구인 핵무기 철수와 핵불사용보장 문제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성의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우리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지난번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주한핵무기 철수문제가 전지하게 거론된 것으로 보도된바 있다.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미있는 태도변화로 볼 수 없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 미·북한간에 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비공식 차원의 대화일 뿐이다. 시대와 상황이 변하고 있는만큼 미국과 우리정부가 마주앉아 대화하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선견지명이 있는 미국 지도자라면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서명지연은 북한의 대일국교정상화에 지장을 초래할 텐데….
『핵안전협정체결 문제는 양국국교정상화문제와 무관하다. 이를 계속 연관시킨다면 수교회담에 큰 난관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 핵문제 논의를 한국주도에 맡기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남한당국의 자주적 의지에 달린 문제다. 남·북이 합의하면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번 이사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이 북한의 협정체결에 결정적 장애가 될 것으로 보는가.
『여러나라가 계속 그런 장애를 만들면 이는 결정적 장애가 될 수있다.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았더라면 우리태도도 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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