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불법체류자 사고·범죄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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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국방문 중국교포를 둘러싼 범죄·사고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교포들을 노린 전문 초청 브로커·직업소개소까지 등장,성업중이고 처음에는 한약을 들여와 여행경비 정도를 벌려던 중국 교포들도 점차 대담해져 마약밀수·매춘등 범죄에 말려드는가 하면 불법취업이 일반화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국 교포들의 한약재를 매입한 것과 두번까지 체류연장해주던 것을 1차로 제한한 것 외에는 대책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포 관련범죄=법무부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 현재 입국한 중국교포는 1만8천여명으로 출국자를 감안,8천여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인 4천여명이 불법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외환관련 범죄를 빼고도 올들어 21건이나 돼 지난해 전체 5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11시쯤 서울 반포동 748 구멍가계 앞에서 교포 김종호씨(41·길림성)가 지난 5월 함께 입국,한약재를 팔아오던 매제 김광철(39)를 말다툼 끝에 소주병을 깨 찔러 숨지게 했다.
지난 4월 입국,불법 체류중이던 남모양(24·흑룡강성)은 서울역 지하도에서 한약재를 팔다 『좋은 돈벌이가 있다』는 윤락알선책 김모씨(30·여)의 꾐에 빠져 윤락행위를 해오다 지난달 22일 동침한 일본인 관광객의 2백만엔이 든 지갑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7월에는 교포 김정수씨(40·길림성)가 합성마약인 염산페치딘 2천㏄짜리 43개(시가 1천5백만원)를 갖고 입국,암특효약이라고 속여 팔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내국인 범죄=서울 장안동 (주)이래여행사대표 오성만씨(45·서울 자양동 512)는 모국방문 희망교포가 국내 연고자가 없으면 초청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초청장 86장을 위조,중국 교포들에게 팔아오다 7월8일 경찰에 붙잡혔다.
흑룡강성에서 온 김점호씨(29)는 지난 2일 서울에서 맺은 의형제에게 4백만원과 녹용등 한약재를 모두 네다바이당했다.
지난 2월20일에는 교포 임금순씨(49·흑룡강성)가 서울역에서 한약재를 팔면서 알게된 40대남자로부터 『비싸게 팔아주겠다』는 말에 속아 8백만원상당의 한약재를 맡겼다가 몽땅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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