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달라는 대로 다 줘도 남는 장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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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오전(한국시간) 북핵 해결을 위한 베이징(北京) 6자회담의 2.13 합의와 관련해 "협상하는 사람한테 (북한이)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오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며 "우리가 다 주고, 다 부담하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하며 결국은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로마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다행히 협상하는 사람들이 잘해 줘 걱정했던 것을 해결해 나가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계기사 4면>

특히 노 대통령은 "자꾸만 퍼준다 퍼준다 비난을 많이 듣는데 미국이 전쟁(제2차 세계대전) 뒤 막대한 원조로 유럽 경제를 살렸기 때문에 (나중에) 이득을 가장 많이 본 나라가 미국"이라며 "우리도 남북관계, 개성공단 등이 북핵 때문에 중단되고 있는데 북한 경제를 살려 가면 미국의 마셜플랜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동북아의 큰 시장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며 "그래서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제일 큰 걱정이 북한"이라며 "북한 사람들이 합의를 해도 예측하기 어렵고 조건이 많다. 까다롭다"며 "어려운 상대를 잘 달래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5박7일간 스페인.이탈리아 방문을 마친 노 대통령은 17일 오후 귀국한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6자회담에 참가하는) 5개국이 대북 지원을 균등 분담키로 한 원칙을 스스로 깰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대통령의 발언은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로마=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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