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에 참여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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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치친포도르 마르코빅이란 이름의 이곳 누스트무라마을 촌장은 말은 통하지 않아도 핏줄이 같음을 금방 확인할 것 같았다.
그는 우리를 만나자마자 반갑게 대하며 하룻밤 묵어가기를 정성스럽게 고집했다. 또 녹용을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약용으로 녹용을 좋아하는 것까지도 우리와 어쩌면 그렇게 같은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와 같은 계통의 핏줄임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알타이지역이 우리의 먼 고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언어학·고고학·형질인류학의 다양한 연구가 절실함을 이때처럼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알타이는 멀지않다. 우리의 여행중 소련에서는 종래 고수해오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기본인 계급투쟁 및 노동계층을 대변하는 원칙을 포기하고 서방식 사회민주주의에로 전환을 명시한 새강령이 채택되었다. 서방세계와의 꾸준한 접촉으로 일어나고 개방되고 있다.
주요한 문화재를 다루고 유적을 발굴하는 고고학이란 학문세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이 나타난다. 이것은 세계의 오지로 알려진 알타이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파지리크고분의 발굴에 미국·영국·프랑스·일본과 한국의 학자들까지도 참여해 주최국인 소련학자들과 서로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적극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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