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獨 미군 80% 남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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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과 관련, 주독 미군 7만여명 가운데 80% 이상이 잔류할 것이라고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또 독일에 배치된 미군을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동유럽으로 이전하려던 방안도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독일 주둔 미군의 대폭 감축과 동구 전진 배치를 주장했던 미 유럽사령부(USEC)의 제임스 존스 사령관의 구상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과 펜타곤은 이미 내부적으로 이 같은 원칙을 결정했으며 내년 초까지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2월 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동맹국 장관들에게 미국의 계획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독일이 앞으로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기지 중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남게 됐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우선 군기지를 동구로 이동하는데 따른 막대한 재원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다수 이라크로 파견된 독일 주재 미군의 가족들에게 기존의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점도 커다란 고려사항이었다"고 전했다.

또 독일이 이라크 문제에 있어 정치적으로 미국에 반대했지만 실제로는 미군에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점도 크게 고려됐다. 독일 정부는 이라크 전쟁 이후 미공군의 영공 통과와 병력 이동에 간섭하지 않았으며 미군기지에 대한 외곽 경비를 강화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한편 신문은 "미군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한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기지는 존립을 걱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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