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보틀링 매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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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코카콜라가 한국 내 생산.판매.유통업체인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매각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코카콜라 본사의 자회사로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의 코카콜라 아마틸(CCA)은 15일 "현재 골드먼삭스와 맥킨지로부터 지분 매각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매각설은 그동안 경영 악화에 따라 종종 흘러나오긴 했으나 회사 측이 컨설팅업체를 거명하며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 지분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하거나 그대로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카콜라 측의 사업 매각 의지가 확고하다고 보고 있다.

◆왜 팔려고 하나=가장 큰 이유는 경영 악화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한국 탄산음료 시장의 48%(AC닐슨 자료)를 점유하고 있는 거대 브랜드지만, '웰빙 바람'과 콜라 유해성 논란 때문에 최근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2년 6000억원에 가깝던 매출은 2005년에 498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순이익도 2001년 295억원 흑자에서 2005년에는 343억원 적자로까지 곤두박질쳤다.

◆누구에게 팔릴까=사려는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콜라의 유해성 시비가 계속되고 있어 국내 음료.식품업체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웅진식품에 인수를 타진했으나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국내 업체 중에는 코카콜라의 탄탄한 유통망에 탐을 내고 있는 곳도 있다는 분석이 만만찮다. 납품하고 있는 업체만도 10만 개가 넘는 코카콜라의 거미줄 같은 영업망을 이용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매자들도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몸값이 좀 더 내리기를 기다리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현상 기자

☞한국코카콜라보틀링=콜라 원액을 판매하는 한국코카콜라가 1997년 두산.우성식품.호남식품이 나눠 가지고 있던 코카콜라의 생산설비와 판매 조직을 1조2000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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