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황대웅 "불곰" 여름나기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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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불곰」황대웅(24·삼익가구)의「여름나기」는 극기훈련에 초점이 모아진 이른바 이열치열 식.
새벽 조깅, 아침 구보, 오후 산 타기로 이어지는 하루일과는 꽉 짜여진 훈련일정 속에 조금도 빈틈없이 시행되고 있다.
천하장사 3연패를 겨냥, 남몰래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황의 지리산 캠프는 이렇듯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용광로 속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기만 하다.
『목표가 뚜렷한 이상 이까짓 더위가 문제인가요. 두고보세요. 제 선수생명을 걸고서라도 기필코 목표를 달성하고야 말겠어요.』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불구, 지리산 노고단산정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에서 천하장사 3연패를 향한 황의 다부진 결의를 읽을 수 있다.
지난11일 2주일 일정으로 구례 화엄사 쪽 지리산산록에 캠프를 차린 황의 주된 훈련과제는「몸 만들기」. 이를 위해 하루 6시간씩의 강 훈 속에 체력을 단련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 부족한 후반체력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 또한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게 권석조 삼익가구 감독의 평가.
종전까지만 해도 으레 단체훈련엔 슬며시 꽁무니를 빼기 일쑤이던 그가 올 지리산훈련에선 혹독한 산악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솔선 수범하는 게 꽤나 대견스럽기만 하다는 것.
황의「몸 만들기」과제의 초점은 역시 체중감량. 현재 1백25금인 체중을 5kg쯤 줄이고 하루7∼8게임을 족히 소 화해 낼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게 최대의 관건인 셈.
이에 대해선 황 스스로 80%남짓한 훈련성과에 크게 만족해하는 표정이다.
몸보신도 빼놓을 수 없는 훈련의 일부. 하루걸러 한차례씩 뱀탕·보신탕 등을 들며「끈기와 근성」의 씨름을 구사하는 기초체력 보강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는 중이다. 굳이 삼익 가구가 해변가를 마다하고 지리산을 택한 것도 실은 이 때문이라는 게 권 감독의 설명.
훈련 중 즐거움의 하나를 꼽는다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1주일에 하루쯤 시간을 내 볼링장을 찾는 일. 호된 강 훈련의 피로를 볼링으로 푸는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 온 터라 이제는 황으로서는 훈련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장용철 코치의 귀띔.
87년 첫 입단해 취미를 붙인 게 이젠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자신의 씨름인생에 영양을 듬뿍 안겨 주는 청량제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
애버리지가 1백70점대로 아마수준을 훨씬 능가한다. 씨름선수 중엔 은퇴한 홍현욱(1백90점), 장용철(1백80점)등 이 준 프로 급. 공교롭게도 거구의 씨름선수들 중 볼링에 맛들인 선수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일 성싶다.
이렇듯「불곰」의「여름나기」는 삽 상한 새벽공기를 마시는 조깅으로 시작, 오후 산악훈련으로 체력을 강화하고 훈련 틈틈이 구례에 둘러 볼링으로 파김치가 된 심신을 푸는 것으로 하루훈련을 마감하고 있다.
황은 지리산 산악훈련에 이어 내달 초 대구로 옮겨 대망의 결전(9월20일·대구)에 대비한 본격 기술훈련에 돌입할 예정. 주된 라이벌은 전 천하장사 강호동(강호동·일양약품)을 비롯, 최근 상승세의 박광덕(럭키증권), 임용제(조흥 상호신용금고), 임종구(럭키증권)등 이 손꼽힌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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