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후세들에 「뿌리」 일깨우겠다|「한민족 철학자대회」참가|중국동포교수 강춘화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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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이 교육수준과 직업선택에서 다른 소수민족은 물론 한족과 비교해도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21일부터 4일간 서울대에서 열리는 한민족 철학자대회에 참가한 재중 동포학자인 중국 정법대 강춘화 교수(36·여·철학)는 한민족의 우수성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강 교수는 「중국 조선족 교육의 그제, 어제와 오늘」이라는 자신의 논문을 소개한 뒤 『우리동포들의 1천명 당 대졸인구는 20명으로 전중국·한족평균 6명보다 3.3배 가량 많고 소수민족의 4명에 비해서는 5배나 되며 문맹률도 15개 소수민족 중 가장 낮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또 『한민족의 전체취업인구 중 전문기술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로 전중국 평균 5·1%보다 2배 이상 많으며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3배 가량 높다』고 자랑스러워했다.
85년 북경시 조선어 강습반 강사를 하던 중 20세 이하의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어·역사·예절 등을 너무 몰라 안타까웠던 것이 이 같은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국적은 다르지만 핏줄은 하나』라며 『후세들에게 뿌리를 일깨워 주기 위해 이 연구를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말 친척초청으로 조국을 방문한 이래 두 번째 조국을 찾은 강 교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통신시설·교통체계 등이 잘 발달돼 있다』며 조국의 발전상에 놀라움을 표시한 뒤 『자유로운 학문연구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89년 연변대에서 있었던 제1차 조선학 학술대회에 「홍대용의 사회개혁론」이라는 논문을 제출할 정도로 한국실학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귀국할 때 관련서적을 구입, 계속 한국철학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그는 『앞으로 한달간 머무르며 친척방문도 하고 여러 대학을 돌며, 학생들과 중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55년 연길에서 태어나 조선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1년간의 하방운동·연길시 공무원을 거쳐 82년 북경 중앙민족대학에서 철학을 전공, 82년부터 중국 정법대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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