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경선 28일 결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스터 쓴소리가 아닌, 미스터 화합으로 승부 걸겠다."(趙舜衡 후보)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추다르크가 되겠다."(秋美愛 후보)

결전의 날이 밝았다. 민주당의 새 대표와 4명의 상임중앙위원을 뽑는 임시 전당대회가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8명의 후보는 27일 서로 자기가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적임자"라고 승리를 자신하며 밤 늦도록 표심 확보에 열을 올렸다.

판세를 종합해 볼 때 조순형.추미애 두 후보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나머지 6명의 후보가 3~5등 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1만여 대의원의 최종 선택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趙-秋 신경전'속 대표 누가 될까=趙후보 측의 강운태 의원은 "당의 화합과 안정을 바라는 대의원들의 바람이 투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원칙 있는 소신주의자라는 이미지도 득표에 한몫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秋의원은 막판 대역전을 장담하고 있다. 한 측근은 "지지도가 1~2%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상태"라며 "민주당의 미래를 짊어질 차기 대권 주자가 누군지를 강조하면 대의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마지막 TV 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秋의원이 먼저 "변화와 개혁은 시대적 대세며, 정치 수준이 높은 민주당 대의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당연히 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세대교체론'을 꺼냈다.

그러자 趙의원은 "세대 대결이라고 하는데, 내가 원해서 일찍 태어난 것도 아니잖느냐"며 비켜나갔다. 그러면서 趙의원은 "당의 단합을 위해서는 내가 대표가 되는 길이 최선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반격했고, 이에 秋의원은 "여성으로서 치마폭 넓은 광폭(廣幅)정치를 할 자신이 있다. 기회만 달라"고 맞받았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서도 "한.미 관계를 고려할 때 비전투병 파병은 불가피하다"(趙의원), "추가 파병엔 절대 반대한다"(秋의원)며 의견이 엇갈렸다.

◇투표장 분위기가 관건=투표 당일 현장에서 실시되는 15분간의 마지막 연설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 후보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27일 대의원 상대 당 여론조사에서도 '투표 당일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응답이 29.0%에 달했다. 대의원들이 후보들과 직접 대면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연설 대결에서 의외의 스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지난해 대표 경선에선 이협 후보가 읍소 전략으로 예상을 깨고 당선된 바 있다. 김영환.김경재.장성민 후보 등은 "연설 대결에는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장재식.김영진 후보도 "결국 대의원들이 경륜을 보고 찍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의원의 51.2%를 차지하는 20~40대 젊은층의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까가 결정적 변수일 듯싶다. 이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올 경우 세대교체 바람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