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배구 최대거구|하종화 몸값 〃천정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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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남자배구 기린아 하종화(하종화·22·한양대4) 아마를 통틀어 최고액의 스카우트비를 받고 실업팀에 입단할 것으로 보여 체육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 지난 18일 오후 호주퍼스에서 벌어진 제6회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비록 3-2로 패했으나 이날 하종화는 일본의 거포 나카가이치(중단내)에게 맞서 벼락치듯 하는 강타로 독무대를 이뤄 주가를 높였다. 이번 대회 결과 하종화와 나카가이치는 앞으로 아시아무대의 쌍포로 세계무대에서 빛을 낼 것이 틀림없다는 국내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는 이미 지난 3월 끝난 제8회 대통령배 배구대회에서 한양대가 실업의 강호들을 모조리 누르고 대학팀으론 처음 정상에 오르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우면서 실업팀들의 뜨거운 스카우트 표적이 됐었다. 하를 뽑게 되는 실업팀은 앞으로 5년 정도 국내배구를 주름잡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스카우트비는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하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팀은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금성. 그 동안 한양대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현대자동차서비스는 이미 올 봄에 하측에 2억5천만원을 제시했으며 이에 뒤질세라 금성은 유례없는「백지수표」를 내놓고 쟁탈전에 뛰어든 것이다. 따라서 하의 스카우트비는 과열될 경우 3억원대는 물론 4억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까지 배구의 최고 스카우트비는 이번 호주대회에서 하와 함께 쌍포로 활약한 마낙길 (마낙길·성균관대졸)이 지난해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단할 때 받은 2억원.
1m95㎝·87㎏의 좋은 체격을 가진 하는 은퇴한 세계적 스타 강만수(강만수)와 비교할 때 파워에서 다소 뒤질 뿐 기량면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전트점프 80㎝에다 위치에 관계없이 벼락치듯 내려꽂는 강타는 상대수비수에게 가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학교 4년때 배구에 입문한 하는 진주동명중 3년때 이미 주니어대표로 선발됐으며 고교시절(진주동명고) 에 국가대표로 발탁, 명성을 떨쳐왔다.
또 고교시절 주니어대표로 87년 바레인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팀에 우승을 안기면서 「배구의 신동」으로 불려왔다.
이에 따라 하는 고교졸업반 때도 대학스카우트 순위1위로 한양대에 입학해 그해 대학선수 권·종별선수권·전국체전·박계조(박계조)배대회 등 실업·대학대회를 모조리 휩쓸어 한양대가 4관왕을 차지하는 견인차가 됐다.
하는 지난해 제7회 대통령배대회에서는 48% 공격성공률로 1위에 랭크, 국내최고 왼쪽공격수로 자리를 굳혔다. 배구계에서는 장윤창(장윤창) 이상렬(이상렬)이 강만수의 뒤를 잇기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렸었는데 하종화라는 슈퍼스타의 탄생으로 제2의전성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양대 송만덕(송만덕)감독은 『하의 실업팀 진로문제로 스카우트때보다 더 골치가 아프다』고 실토하면서 『하는 천부적인 재질에다 기량이 점차 완숙해지고 있다. 다만 후반에 들어 체력이 달리는 것이 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종화의 스카우트는 늦어도 9월안에 결판이 나게돼 늦더위 속에 현대자동차서비스-금성간 장외에서의 일대 대회전이 임박하고 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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