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병인데도 원인은 안 밝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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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심각한 편두통 증세

<문>전부터 가끔 편두통이 있었는데 최근 무더위로 잠을 설치는 등 피로가 쌓이면서 하루종일 한쪽머리가 쑤신다.
대략 5초 간격으로 바늘 찌르듯 엄습하는 편두통은 심하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아프다.
이처럼 편두통이 심한 것을 보면 신체 어딘가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답>편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중의 하나다. 미국의 경우 전국민의 20%가량이 편두통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0%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편두통은 이 같이 흔히 발병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원인규명은 되지 않았지만 편두통에 대해 안심할만한 사실은 편두통이 살아가는데 불편·고통을 주지만 나쁜 병으로 악화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 중에는 혹시 뇌에 이상이 있을까하는 불안감에 성급히 CT(단층촬영장치)·MRI(자기공명진단장치)같은 장비를 이용, 검사를 받고자 하는데 대개 그럴 필요는 없다.
편두통은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특히 자주 나타나며 여자는 남자에 비해 세배 가량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는 여성 특유의 월경전 증후군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두통은 또 가족의 병력과 관계가 있어 식구 중 편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머지 식구도 60%쯤은 편두통을 자주 느낀다고 한다.
편두통은 의학적으로 크게 ▲일반편두통 ▲전형적 편두통 등 두가지로 분류한다. 일반 편두통은 흔히 느끼는 편두통으로 때때로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 등이 동반된다.
전형적 편두통은 편두통이 있기 직전 눈앞의 번쩍거림·귀울림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편두통을 예방하려면 육체적 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일반 편두통은 이들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음주나 소음, 밝은 빛 역시 편두통을 유발시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들 유발인자·요인 등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아직 뇌의 신비가 풀리지 않은 까닭에 정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편두통이 참지 못할 만큼 너무 심할 때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에르고트」라는 약이 치료제로 많이 쓰인다.
이 약은 때때로 카페인과 혼합돼 팔리기도 해 최고 복용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꼭 상의해 먹도록 해야한다.
진통제도 편두통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때때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물리치기 위해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서홍관·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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