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가 끝난 후 피아니스트 김선욱(19)군의 사인을 받기 위해 팬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김성룡 기자]
KBS 교향악단의 정구성 차장은 "'김선욱 효과'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평소 150여 장 팔리던 연주회 티켓이 이날 1000장 이상 팔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투였다.
김군처럼 '젊고, 잘생기고, 무엇보다 기량이 출중한' 클래식 스타 연주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엄숙하던 클래식계에 생기가 돌고 있다. 이들을 보러 오는 이른바 '클래식 오빠부대'덕분이다.
2004년 러시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2)씨도, 독일 ARD 국제콩쿠르에서 지난해 우승한 재미 피아니스트 벤킴(24)도 스타 연주자 대열에 막 합류했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의 김명범 대리는 "지난해 열린 벤킴 독주회에서 음악회가 끝나고 소리지르며 쫓아다니는 중.고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팬클럽이 더 좋은 사진자료를 가지고 있어 기획사에서 오히려 부탁할 정도"라고 전했다.
스타 연주자들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요인은 수준 높은 기량이다. 쇼팽콩쿠르의 심사 부위원장으로 이달 초 방한한 피오트르 팔레치니(폴란드) 교수는 "15년 뒤에는 폴란드 학생들이 (거꾸로) 한국에 유학을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민씨를 지도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 교수도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했다.
덕분에 클래식계는 화색이 만면하다. 예술의전당 김용배 사장은 "장영주.장한나 이래 몇 년간 스타가 드물었던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는 "청소년들은 대중음악만 듣는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 같다"며 "청소년의 문화취향이 다양한 문화 소비 과정을 거쳐 분화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호정 기자<wisehj@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