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모기|성인도 항체없는 사람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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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뇌염모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보사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서식모기의 절반이상이 뇌염모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 7∼8년간 일본 뇌염모기가 잠잠했기 때문에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성인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올해는 특히 어린이를 포함, 전 국민이 뇌염모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뇌염모기와 발생과 감염경로=지구상에는 50여종의 모기가 있지만 뇌염을 유발시키는 것은 작은빨간집모기 1종뿐이다.
국립보건원 김정림연구원(곤충매개과)은 『뇌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작은빨간집모기에서만 기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시궁창·하수구 등에서 서식하기 좋아하는 일반 모기와 달리 논 같은 물웅덩이에서 산란하고 번식한다. 최근 일본뇌염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도 그간 각종 농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논물 등에서 모기의 번식이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알에서 깨어난 뇌염모기의 활동시기는 7월말∼8월초 사이다. 그러나 뇌염모기에 물려 뇌염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온 후 발병까지는 1개월 정도의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늦게는 10월초에도 환자가 발견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육안으로 보면 보통 모기에 비해 다소 빨간색을 띠고 있다고 하나 주 활동기인 밤 시간에 색깔을 구분하기는 힘들다. 대신 작은빨간집모기는 벽이나 바닥에 앉아있는 모양이 수평이어서 뒷다리 쪽이 위로 올라간 일반모기와 구별된다.
◇예방과 치료-3∼15세의 연령층은 노약자 등과 함께 일본뇌염을 가장 조심해야할 계층이다. 1∼2의 유아나 청장년 등은 어머니로부터 항체를 물려받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일본뇌염모기에 물린 경험 등이 있어 항체가 형성돼 있는 수가 많다.
그러나 『최근 7∼8년간은 일본뇌염모기의 활동이 잠잠해 성인이라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자칫 뇌염을 앓을 수 있다』고 국립의료원의 손근찬박사(소아과)는 말했다.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백신을 접종받는 것이지만, 올해의 경우 이미 때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백신은 보통 주사후 l개월 정도가 지나야 몸에 항체를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충제로 모기를 구제하고 향을 피워 모기의 접근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들 약제를 사용할 때는 공간을 밀폐시키지 말고 음식물에 살충제가 날아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박사는 『일본 뇌염모기의 경우 차사율은 10%내외로 보고되고 있다』며 『일단 발병되면 열이 나고 토하며 머리가 아픈 등의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시작해 의식불명·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며 뇌성마비등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뇌염과 혼동하기 쉬운 질병으로는 몸살감기 등이 있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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