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내비게이션'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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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회사원 A씨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전남 영암을 거쳐 해남을 다녀왔다. A씨는 나름대로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인터넷에서 목적지 정보를 찾아두었기 때문이다. 추억을 되새기려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훑던 A씨는 '아차!'싶었다. 목적지 외에 경유지에도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던 길에 5~10분만 따로 짬을 냈다면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까지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건축과 조각, 그림 등 문화재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A씨는 '시간을 알뜰하게 못썼다'는 생각에 낭패감까지 들었다.

이제부턴 이런 걱정은 '안녕'이다.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사진)을 개발, 무료로 보급하기 때문이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8일 "전국에 퍼져있는 5500여 건의 국가 지정 문화재와 시.도 지정 문화재에 대한 위치 정보와 소개가 담긴 프로그램을 내비게이션 제작사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용도 간편하다. 내비게이션 제작사의 홈페이지에서 '문화재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설치하면 된다.

문화재청 박동석 사무관은 "지금은 팅크웨어사의 '아이나비'제품만 프로그램 제공 요청을 해 온 상태"라며 "다른 내비게이션 회사도 요청하면 언제든지 문화재청이 프로그램을 무상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령 '창경궁'을 찾으면 해당 문화재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가는 길과 걸리는 시간 등이 문자로 표시된다. 그뿐 아니다. '문화재청장 추천 남도 문화 답사' 등의 추천 코스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1박2일부터 2박3일, 3박4일 등 코스와 일정에 따라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강임산 전문위원은 "전남 영암의 월출산을 찾아간다면 산 아래 있는 도각사를 비롯해 주변에 볼만한 문화재까지 모두 표시된다. 또 근처에서 먹을 만한 맛집과 숙소까지 제공되므로 '가이드'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문화재청장 외에도 '명사가 추천하는 답사 코스'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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