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로 기능인력난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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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할 사람 구하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운데 시장개방으로 동남아에서 값싼 물건이 마구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공장자동화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 공장자동화에 대한 개념조차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던 10년 전부터 자동화의 꿈을 불태워온 삼지실업 이상근사장(60·인천시남구주안동)은 이제 중소기업인 중에서는 성공한 「공장자동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삼지실업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샀을 법한 일회용라이터 「불티나」의 생산업체.
지난 78년 직장을 그만두고 뒤늦게 당시로서는 「첨단소비품」인 일회용라이터생산업에 뛰어든 이씨는 2년 뒤 일본잡지에서 읽은 일라이터업체 도카이(동해)사의 공장가동화성공사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씨가 우선 착수한 것은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되던 부품의 자체생산과 표준화.
점화장치·뚜껑·몸통 등 3개 부분의 40여개 부품에 대한 금형·사출기를 마련, 부품 만들기 6년만인 지난 86년 불량률을 초기의 50%에서 1%미만으로 낮췄다.
이씨는 이에 대해 『부품의 표준화가 자동화의 아킬레스건이에요. 부품규격이 0.05mm이상 오차가 나면 조립이 안돼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매년 총매출액의 10∼20%를 자동화연구비로 투자, 지난해까지 16개 과정의 완전자동조립기계 1대를 포함, 부품별 간이자동화기계 9대등 총10대를 갖게 됐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서울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단내에 공장자동화연구조합이 발족돼 그동안 「고군분투」하던 이씨에게 큰 힘이 됐다.
이씨는 정부지원금을 포함, 총2억3천만원을 연구조합에 투자해 최근 완전자동화기계 2대를 또 만들어냈다.
삼지실업은 지난해 총매출액52억원, 월총생산량 3백여만개(국내 월 총수요량 1천만개)의 중견중소기업으로 성장했고 이는 자동화의 「덕분」으로 인력난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지실업의 경우 지난 87년 3백여명이던 종업원수가 올해는1백40여명으로 줄었지만 l인당생산성은 3배 이상 증가, 총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이씨는 최근 일고있는 공장자동화붐과 관련, 『자동화는 인건비절감차원이 아니라 작업환경을 개선,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시각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오림영기자 사진 김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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