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세계최대 석유메이저 부상(해외경제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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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맞수 「엑슨」 누르고 한해 수익만 64억불 올려/축적된 위기관리 능력·제품 다양화가 강점
로열더치셸이 지난해 엑슨을 누르고 세계최대 메이저자리를 차지했다.
셸은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백대 기업에서 총매출액 1천70억달러(1달러=7백30원 기준 약 78조원)로 1천2백50억달러를 기록한 1위의 제너럴모터스 다음에 랭크됐다.
그러나 순익면에서는 64억달러(약 4조6천억원)로 연속 2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맞수이면서도 오랫동안 엑슨에 밀려온 셸이 마침내 이처럼 성장한 것은 셸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이 진가를 발휘한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석유사업이란 4달러(배럴당)에서 40달러에 이르는 변화무쌍한 원유가격이 말해주듯 거의 대도박이라 할 정도의 위험천만한 일이다.
셸은 그러나 지난 1세기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같은 사업본질을 꿰뚫는 나름의 방어전략과 노하우를 개발해왔다.
특히 전쟁과 전쟁루머같은 국제적인 불안정은 석유회사가 직면하게 되는 모든 위기중 가장 감당키 힘든 것이다.
이점에서 셸은 세가지의 대응노력을 기율여왔다.
첫째는 국제화를 통한 위험분산.
셸은 에너지기업중 가장 국제화된 기업이다.
현재 세계 50개국에서 탐사사업을 진행중이며 1백개국 시장과 50개 지역의 정유시설을 갖고 있다.
만약 어느나라의 정치상황이 위험국면으로 갈 경우 셸은 그 나라에서 독점을 형성,마진 극대화를 시도하고 안되면 철수한다.
둘째는 신중한 제품다양화.
셸은 휘발유·석유 등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사업을 조화있게 유지하고 있으며 달리 한눈을 팔고 있지 않다.
셋째는 발빠른 적응력.
철의 장막이 걷히기 직전에 셸은 헝가리의 국영석유회사인 인터래그사에 투자,일찌감치 동구진출의 교두보를 닦았다.
최근의 국제정세와 관련해서는 무역전쟁으로 치달을 경우와 이를 피해 각국간의 화합이 무르익을 경우라는 두가지 극단의 시나리오를 상정,이것이 에너지사업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대응하고 있다.
환경문제등에서 빚어진 위험을 덜기위해 기술개발투자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셸은 지난해 석유회사로는 가장 많은 8억4천5백만달러를 연구개발투자에 쏟아부었다.
그 성과의 하나인 입체지진파기술은 셸의 유전발전성공률을 대폭 높였다.
셸의 축적된 위기관리능력은 위험천만의 사업이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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