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신 법전스님|헝가리에 불사리탑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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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불교의 불모지인 동구공산국 헝가리에 한 한국출신 승려의 원력으로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첫 불사리탑이 세워진다.
이 불사리탑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법전(속명 진수)스님은 현재 오스트리아빈에서 평화사란 사찰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포교승으로 이미 헝가리정부로부터 부지와 함께 공사 건립허가서를 받아내 지난 6월25일 헝가리정부고위관리·국회의원·시정관계자 및 지역주민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지진제(기공식)도 올렸다.
부다페스트에서 서쪽으로 약2백km 떨어져 있는 잘라스잔토시 교외 야산위에 8ha(약2만4천평)의 부지를 기증받아 세워지는 세계평화불사리탑은 높이 30m·직경 25m의 거대한 원형건축물로 3층 기단 위에 물상을 봉안하는 돔을 얹고 그 위에 다시 13층의 탑을 올리는 독특한 양식으로 설계돼 있다. 헝가리의 대표적 건축가인 루카스씨가 설계, 콘크리트골조에 대리석으로 외양을 두르게될 이 탑 내부에는 티베트에서 전수한 석가모니 진신사리 1과와 경전등이 봉안될 예정이다.
국내모금을 위해 지난 7일 서울에 온 법전스님은 『동구공산권에 처음으로 세워지는 세계평화불사리탑은 우리민족의 불교적 평화사상을 전 세계에 선양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지에서의 모금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는 건립비용 조달에 국내 불교도들의 많은 참여와 협조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불교도우호회(WFB) 한국지회 사무국장을 지내다 29세 때인 81년 태국에서 비구계, 84년에는 다시 스위스에서 달라이 라마로부터 탄트라계를 수계한 법전스님은 그해 말 오스트리아 빈에 정착, 평화사란 사찰을 짓고 현지주민들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펴왔다.<정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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